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저축은행의 저신용자 신용대출 취급비중이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SBI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상품인 '직장인 대출' 취급액 중 신용점수 600점 미만(NICE 기준) 저신용자 비중은 작년 12월 기준 0.31%였다. 이 비중은 2019년 12월에는 1.56%, 2020년 12월에는 1.33%였지만 1년 새 1%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OK저축은행의 '마이너스OK론'의 지난해 12월 기준 저신용자 취급 비중은 0.99%로 1년 전 3.1%였을 때보다 2%포인트 넘게 줄어들었다.
당국이 지난해보다 더 낮은 수준의 가계대출 증가율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고신용자들도 2금융권에 몰리자 자연스레 저신용자들의 대출 문이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저축은행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지난해 21.1%에서 10.8%~14.8%로 대폭 줄었다. 저축은행 입장에선 건전성 등을 고려해 고신용자 대출을 승인해 줄 수밖에 없고, 총량이 정해져 있으니 저신용자 비중이 줄어드는 상황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 중 53개 저축은행이 신용점수 600점 미만 저신용자에 신용대출을 내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신용대출비중이 1% 미만인 저축은행도 11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업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7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낮춰지면서 신용대출 대신 담보 대출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대부업계 대출잔액은 14조5141억원으로 이중 담보대출 비중이 51.9%를 차지해 처음으로 신용대출 비중(48.1%)보다 많게 집계됐다. 담보가 없는 저신용자 대출이 축소된 셈이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신용점수 600점 이하 저신용자는 232만3622명에 육박한다. 지난해 6월말 집계된 대부업 신용대출 이용자 수는 98만명으로 상당수 저신용자가 금융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일부 (총량규제) 가이드라인을 넘긴 저축은행들이 '경영 유의'를 받는 등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더 강해지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전했다. 때문에 서민금융에 한해선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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