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반도체 확대안 제안
공급 부족에 제조 공장 등 추진
유럽내 생산 점유율 20%대 목표
삼성·TSMC·인텔 등 수혜 경쟁
공급 부족에 제조 공장 등 추진
유럽내 생산 점유율 20%대 목표
삼성·TSMC·인텔 등 수혜 경쟁
8일(현지시간) AF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EC)는 유럽에서 반도체 공급을 대폭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EU 반도체법(EU Chips Act)'을 제안했다.
이 법안은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응하고 미국과 아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현재 9% 수준인 유럽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2030년까지 글로벌 2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EU는 공공·민간을 합해 총 430억 유로(약 59조원)의 투자를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EU 예산에 추가로 150억 유로를 투자 재원으로 더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반도체 칩은 국제 기술 경쟁의 중심"이라며 "최근 반도체 공급난에 따라 필요 물량을 조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목표는 국제적 수요 급증을 고려했을 때 우리가 기존에 해오던 것보다 4배 더 노력하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EU는 NXP, 인피니언, ST마이크로 등 차량용·전력 반도체에 강점이 있는 업체들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제조 공장은 부족하다. 이로 인해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반도체 공급망 차질의 직격탄을 맞았고, 그 여파는 전자와 자동차 등 제조업 전반에 미쳤다.
EU가 내놓은 430억 유로는 미국이 현재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 중인 '미국 경쟁법(America COMPETES Act)'에 포함된 반도체 지원금액 520억 달러(약 62조원)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게 EU의 설명이다. 이번에 미 하원을 통과한 미국경쟁법안은 상원으로 송부돼, 앞서 지난해 6월 상원에서 가결된 '미국혁신경쟁법(USICA)'과의 협의 조정 과정을 거친 뒤 이르면 올해 1분기 중 최종 통과될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는 의회 예산 승인 절차에 앞서 기초 조사에 착수했다.
다른 국가들도 공격적인 지원안을 내놓고 있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분야 지원을 위해 올해 7700억엔(약 8조원)대 추경예산을 편성했으며, 인도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서 더 많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중국 및 베트남의 생산 기지와 경쟁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으며, 100억 달러를 지출하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생태계 개발 프로그램을 승인한 바 있다.
한국은 장기간 계류 상태였던 반도체 특별법(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시행령 제정 등 후속 절차를 걸쳐 오는 7월 시행될 예정이다.
이렇듯 세계 주요국들이 반도체 생산시설 유치를 위해 대규모 자금 지원책을 시행하면서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반도체 플레이어들은 수혜를 받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인텔의 경우 지난해 9월 110조원을 투자해 유럽에 반도체 공장을 2개 세우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TSMC는 일본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구마모토현에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한다. 삼성전자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올해 착공하는 파운드리 2공장에 이번 지원법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북미 출장에서 워싱턴D.C.를 방문, 백악관 고위 관계자와 미 의회 핵심 의원들을 만나 이번 투자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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