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호텔업계가 코로나발(發) '홈술' 트렌드 속 인기 주종으로 재조명 받는 위스키로 MZ세대(밀레니얼 + Z세대) 잡기에 나섰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스키 소비 저변이 MZ세대로 넓어지면서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기획상품을 앞다퉈 내놓는가 하면, 호텔업계에서도 위스키로 구성한 특별 패키지로 고객 발길을 붙잡고 있다. 면세점 필수 구매품으로 통했던 위스키 수요가 코로나 확산과 함께 국내 판매 채널로 돌아서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코로나가 3년째 기승을 부리는 동안, 매장에서는 위스키가 불티나게 팔렸다. 전년 대비 위스키 매출액이 2020년 45%, 2021년 65.8%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는 지난 9일까지 53.9% 뛰었다. 2019년에 전년 대비 1.3% 감소했던 위스키가 반전을 보인 셈이다.
지난 9일에는 이마트 앱을 통해 스마트트오더(앱으로 주문해 매장에서 픽업)로 판매한 발베니 14년산 500병이 2시간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스코틀랜드 정통 수제 싱글몰트 위스키인 발베니는 10만원 중반대로, 대형마트 고가 주류 중 하나다.
특히 유튜브에 '위스키 맛있게 먹는 방법' 등이 소개되는 등 MZ세대 중심으로 위스키를 섞어 마시는 칵테일이 인기를 끌면서 칵테일 등의 혼합주에 쓰는 제품의 매출도 함께 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탄산 믹서' 매출이 전년 대비 28.5%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거의 전무해지면서 위스키 수요는 국내 소매판매점으로 이어지고 있고 일부 위스키는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면서 "싱글몰트 위스키들은 진열하기 무섭게 팔리고 있으며 최근 10% 내외로 가격이 올랐는데도 수요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올해 설 선물세트 판매기간(1월 7일~30일) 주류 선물세트 매출이 작년 설보다 17.3% 신장한 가운데 위스키 판매량이 22%나 급증했다.
위스키 수입액도 증가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위스키 수입액은 1억5434만달러로 전년보다 37% 늘었다.
이처럼 과거 '아재 술'로 여겨지던 위스키가 홈술족 인기 술로 부상한 가운데 유통업계에선 관련 마케팅을 강화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해 위스키 프리미엄 선물을 기획했다. 고든앤맥페일의 싱글몰트 위스키를 잠실점 '위스키 바'에서 한정 판매하는 방식이다. '고든앤맥페일 코노세어초이스 글렌그란트' 1996년산과 1997년산, '고든앤맥페일 코노세어초이스 하이랜드파크' 2006년산 등을 판다.
앞서 이 백화점은 작년 12월 잠실점 지하1층에 위스키 전문매장인 위스키 바를 열었다. 오픈 이후 2달 동안 위스키 바를 통해 잠실점의 20~30대 신규고객이 약 20%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하이볼 전용잔이 포함된 '에반 윌리엄스 블랙' 특별 패키지로 와인에 식상해 하는 애주가 커플을 겨냥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발렌타인데이에 '집콕' 데이트를 선택하는 커플들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의 '갤러리'에서는 여러 종류의 위스키를 즐길 수 있는 '윈터 위스키 테이스팅 플라이트'를 선보였다. 총 3가지 종류의 패키지로 각 패키지당 3잔의 위스키가 제공된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서울 잠실동 롯데백화점 잠실점 '위스키 바'에서 고객이 제품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