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현지 생산 규모도 3년 만에 30만대 선을 회복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서 작년보다 20% 판매량을 늘리는 등의 공격적 목표를 설정했으며, 하반기부터는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을 현지 생산하는 등 역량을 강화해나간다는 전략이다.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작년 미국서 29만1500대를 생산해 전년보다 8.5% 증가했다.
미국 생산 규모는 2016년 37만9020대였지만 이듬해 32만8400대로 13% 이상 감소한 이후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2020년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26만8700대까지 떨어졌다.
현지 생산 감소는 판매 부진의 여파다. 현대차는 2016년 미국서 77만5000대를 팔았지만 2017년 68만5500대로 11.5% 줄었다. 이후 2018년 67만8000대, 2019년엔 71만대를 각각 판매했고 2020년엔 63만9000대 수준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작년에는 78만8000대를 팔아 반도체 부족에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고 현지 생산 규모도 늘어났다.
지난달에는 4만7872대를 판매해 1월 기준 역대 최대 판매량을 경신하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 시장 판매 목표를 작년보다 20% 증가한 99만대로 제시했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는 현재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쏘나타, 투싼, 싼타페 등을 생산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도 현지 생산할 계획이어서 현지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전기차 생산을 통한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에도 대응에 나선다. 앞서 호세 무뇨스 북미 총괄 사장은 지난달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2 CES'에서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 달러(8조9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며 "이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미국 내 전기차 생산 계획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고성장세에도 반도체 수급과 노조 반발은 여전히 부담 요소로 꼽힌다. 앨라배마 공장은 지난달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등 반도체 부족 여파가 여전한 상황이다.
올해는 강성 노조 집행부가 출범했다는 점에서 추가 투자에 대한 잡음 우려가 나온다. 안현호 노조위원장은 후보 당시 해외 공장에 대한 노조 개입으로 전동화 생산 계획을 막겠다고 공언했으며, 작년에는 국내 일감 유지 차원에서 미국서 생산하던 쏘나타와 아반떼 생산 물량 중 7만대가 국내로 이전되고, 대신 투싼이 미국에서 생산되기 시작했다.
서강현 부사장은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미국, 서유럽, 중국 등에 GV60, G80·GV70 전동화 모델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며 "올 하반기부터는 미국서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을 현지 생산해 공급량을 늘리는 등 친환경차 판매 확대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