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소비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나 홀로 즐기는 '혼술'이나 집에서 마시는 '홈술' 등의 문화가 대세로 자리 잡으며 주류 소비의 주축으로 MZ세대가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1.7%인 664만3000가구로 나타났다. MZ세대에 해당하는 20~30대 1인 가구도 5년 새 약 29％ 증가하며 2015년 184만 명에서 2020년 238만2429명으로 늘어났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공사가 발표한 '2020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술 마시는 장소가 변했다는 응답은 65.7%였다. 마시는 장소로는 '집'이 87.3%에 달했다. '혼자서' 마신다는 응답도 45.2%였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에 따라 업계에서도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며 MZ세대의 취향을 공략하고 있다.
1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와 보드카 등 30도 이상의 고도주들의 인기가 돌아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수입 위스키 시장은 2년 전 대비 58% 급성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급감했던 것을 2년 만에 반등이 이뤄진 것이다. 특히 그간 국내에서 자리잡지 못했던 싱글몰트 위스키가 지난해에만 59% 성장하며 반등을 이끌었다.
위스키 시장에서 '번외'로 생각됐던 20대·여성 비중도 크게 늘었다. 페르노리카에 따르면 지난해 연령대별 위스키 판매량에서 20대는 20%를 차지, 2019년 대비 3%포인트가 늘었다. 여성 비중은 9%에서 16%로 2배 가까이 치솟았다. 독한 위스키를 스트레이트로 마시기보다는 칵테일, 하이볼 등을 만들어 먹는 문화가 자리잡으며 생긴 변화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직접 칵테일을 만들어 즐기는 '믹솔로지' 트렌드도 위스키의 인기에 일조하고 있다. 위스키에 데미소다 등 과일 탄산음료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 집에서 직접 술을 제조해 마시는 홈텐딩(홈+바텐딩)이 인기를 끄는 것이다.
부담 없이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소용량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MZ세대는 위스키를 칵테일 형식으로 즐기기에 대용량 제품 수요가 비교적 적고 소용량 제품이 가격 진입 장벽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장기화와 맞물려 MZ세대 중심의 주류 소비 변화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서울 잠실동 롯데백화점 잠실점 '위스키 바'에서 고객이 제품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