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시동, 다시 뜨는 빌라] "반짝 이슈 큰코… `옥석 고르기` 신중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2202/2022022102101332036001[1].jpg "[재건축 시동, 다시 뜨는 빌라] \"반짝 이슈 큰코… `옥석 고르기` 신중해야\"")
최근 주택 시장이 아파트보다 빌라로 쏠리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투자에 신중할 것을 권하고 있다. 아파트보다 빌라의 시장 경쟁력이 높아져서가 아니라, 정부의 대출규제 등 비 시장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대선 주자들의 주택 공급 확대 공약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신속통합기획 정책에 따른 재개발 수혜를 얻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지역별로 조건 등의 차이가 큰 만큼 치밀한 분석으로 '옥석 고르기'를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20일 "서울 등 도심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공공정비사업, 신속통합기획 추진 등 노후주거지의 연립다세대 사업 기대가 꾸준한 편이다. 집값 고점 인식이 팽배한 아파트와 달리 다소 낮은 가격에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도 연립·다세대 신축의 매입으로 이어진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빌라 거래량은 이날 기준 2612건으로 아파트 거래량 996건의 2.6배에 달한다. 서울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지난달 빌라 거래는 강서구가 282건으로 가장 많았고 은평구 271건, 송파구 200건, 양천구 190건, 강북구 184건, 구로구 163건 순으로 많았다. 빌라 거래가 가장 많은 강서구의 경우 지난달 아파트 거래가 88건으로 빌라 거래량의 31% 수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빌라 거래가 증가하는 이유로 정부의 저층 주거지 정책을 꼽았다. 작년 4월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재개발 규제 완화 정책이 속속 확정되면서 실수요자를 비롯해 자녀 증여를 위해 소액 실투자금으로 '갭투자'(세를 끼고 매수하는 투자)하는 투기 수요까지 가세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올 들어서도 빌라 밀집 지역을 아파트 단지처럼 개발하는 노후 저층 주거지 정비모델 '모아주택·모아타운' 도입 계획을 발표했고, 국토교통부는 이달 초 서울시와 이 프로젝트를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국토부는 그동안 추진해온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지원 사업을 모아타운으로 통합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이달 공모 예정인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3차 후보지에서 서울 지역은 모아타운 공모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여기에 대선 후보들도 부동산 규제 완화 공약을 내세우는 등 빌라 사업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 수요가 몰렸고, 아파트값 급등세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도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 때문에 빌라 거래가 작년만큼 활발하진 않을 수 있다며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함 랩장은 "최근 기준 금리 인상에 여신 규제 등으로 거래시장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어 연립·다세대 거래가 작년보다는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연립·다세대 구입도 구입목적(투자, 실거주)에 따른 옥석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전년도와 동일한 규제 속에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로 내 집 마련이 만만치 않고, 특히 서울은 올해부터 신규 입주물량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라며 "또 하반기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매물 출현에 따른 전셋값 상승의 우려도 있어 아파트 대비 진입장벽이 낮은 빌라 거래 증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재개발을 기대하고 매입하는 경우에는 사업 예상 기간과 조합원 입주권이 승계되는지, 현금청산 가능성은 없을지 잘 따져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정부와 대선 후보들의 저층 주거지 개발 정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투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빌라 매매금지법(2·4 대책 현금청산 규정)이 있기 때문에 현금청산 등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1월 20일부터 시행된 해당 규정에는 투기과열지구에서 소규모 재건축사업을 시행할 경우 조합설립인가 등 특정일 이후 사업지를 양수한 자는 분양권을 받을 수 없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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