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오는 3월 9일 열리는 대선만 바라보고 직진하면서 100일 앞으로 다가온 6·1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다만 시간적 여유가 없는 만큼, 물밑에서는 여야 후보들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며 경쟁 구도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6·1 지방선거를 100일 앞둔 21일 여야는 지방선거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고 대선 승리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대선에서 승리해 민심이 확인되면 그 바람이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여야 모두 '대선 승리=지방선거 승리'로 보고 대선에 '올인'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여야는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행여 지방선거 준비로 대선 선거운동에 소홀해질세라, 개인 선거 운동 금지 등의 단속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선, 본선에서 판세가 선거 도중 변할 가능성이 적어진 만큼, 출마자 가능성이 있는 정치인들의 이름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구도에 따라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판'이자 최대 격전지로 불리는 서울시장의 경우, 국민의힘에서는 유력 대권 잠룡이자 지난해 4·7 보궐선거에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선 도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중진 중에서는 박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차세대 정치인을 중량감 있게 키워낸다는 관점에서는 윤희숙·오신환 전 의원과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 등도 하마평에 오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난해 보궐선거 참패 여파가 남은 만큼 도전의사를 명확히 밝힌 인물은 없으나, 이같은 이유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오세훈 시장의 '리턴매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 전 장관과 경쟁했던 우상호 의원은 물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시장 출마 가능성이 오르내린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출마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양측이 모두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상황이 변했다. 민주당에서는 안민석·김태년·조정식 의원 등이 언급되는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정병국 전 의원, 심재철 전 의원이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국민의힘 초·재선 중에서는 김은혜 의원의 도전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충북도지사는 이시종 지사가 3선 제한 룰에 걸려 더 이상 출마할 수 없게 되면서, 여권에선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거론되고, 국민의힘에서는 이종배 의원이나 지난해 8월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오제세 전 의원이 언급된다.
충남도지사 선거는 민주당 소속인 양승조 지사가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황명선 전 논산시장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그간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출마설도 나왔지만, 수석직 사퇴 의사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박 수석이 만일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오는 3월 3일까지는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해야한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명수·홍문표 의원이나 김태흠(충남 보령·서천)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부산시장은 박형준 국민의힘 시장의 재선 의지가 확고하지만,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당 안팎의 도전도 적지 않게 받고 있다. 조경태 의원과 김도읍 의원, 하태경 의원의 출마설이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서울처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박 시장과 '리턴매치'를 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김 전 장관 본인이 출마 의지를 피력하진 않고 있다. 민주당에선 박재호·최인호·전재수·김해영 전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경남지사는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김경수 전 지사를 대신할 후보군으로 김두관 의원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에서는 윤한홍 의원이 하마평에 오른다. 윤 후보의 최측근 중 하나로 꼽히면서 경선에서 선전을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전남지사는 김영록 현 지사가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열세인 국민의힘에서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의 대표를 지냈던 이정현 전 의원이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가까워진 박주선·김경진·김동철 등 호남 계열 전직 의원들의 출마 가능성도 있다. 전북지사는 송하진 전북 지사와 김윤덕, 안호영 의원 등이 거론된다.임재섭기자 yjs@
지난 14일 세종시 전의면 관정리 한 마스크제조업체 직원들이 제20대 대선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제작한 선거 홍보용 마스크를 확인하고 있다. 세종시선거관리위원회 제공=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