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3일부터 주요 외식 품목의 가격과 등락률을 매주 공표하는 '외식가격공표제'를 시행한다. 죽·김밥·치킨·떡볶이·자장면·설렁탕 등 12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해 공개함으로써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물가가 3.6% 오르고 외식물가도 5.5% 상승해 13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는 등 서민 가계에 압박이 높아지자 정부가 뽑아든 고육책이라 할 수 있다. 석 달 연속 물가가 3.0% 대로 상승하는 등 최근 물가 앙등은 심상치 않다.
그러나 아무리 다급해도 가격통제는 실효성도 없을뿐더러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 정부는 가격통제가 아니라 가격 '공시'라고 하지만 결국 사업자들에게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지난 10일 홍남기 부총리가 외식가격 공표제 시행을 발표하면서 "분위기에 편승한 가격 담합 등 불법 인상, 과도한 인상이 없도록 시장 감시 노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그러자 물가폭등을 자영업자들에게 돌린다는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가격 인상 러시에 따라 덩달아 가격을 올리는 일부 업자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자영업자들은 가뜩이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장사가 안 되는 마당에 정부로부터 물가 앙등 주범으로 몰리는 데 대해 황당해 할 것이다. 외식물가가 오르는 원인은 역대 최고 수준의 국제유가에 국제 농산물 및 원자재 값 상승, 글로벌 공급망 난조에 따른 식자재값, 유통비용, 인건비, 광열비, 연료비 상승에 기인한다. 이런 인상 요인을 무시하고 억지로 가격을 누르면 어딘가에 반드시 부작용이 터지기 마련이다. 외식물가만 유독 억제한다고 해서 전체 물가가 잡히는 것도 아니다.
가격 통제는 손쉬운 방법이지만 효과는 거의 없다. 있어도 일시적이다. 결국 시장 메카니즘에 맡겨야 한다. 정부가 할 일은 유통의 병목을 해소하고 경쟁이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왜곡된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다. 일부 수급이 막힌 품목에 대해서는 정부도 하나의 시장참여자로서 공급을 조절하는 역할은 할 수 있다. 세계적 물가상승 흐름에서 국내적 요인만 제거해서도 되지 않는다. 물가를 상승시키는 지나친 환율 상승을 막고 관세를 인하하며 필요하다면 수입물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 우리나라는 개방경제국가로 물가정책도 해외요인을 살피는 거시적 접근이 필요하다. 가격통제로 물가를 잡겠다는 발상은 세계 10위 경제대국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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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무리 다급해도 가격통제는 실효성도 없을뿐더러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 정부는 가격통제가 아니라 가격 '공시'라고 하지만 결국 사업자들에게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지난 10일 홍남기 부총리가 외식가격 공표제 시행을 발표하면서 "분위기에 편승한 가격 담합 등 불법 인상, 과도한 인상이 없도록 시장 감시 노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그러자 물가폭등을 자영업자들에게 돌린다는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가격 인상 러시에 따라 덩달아 가격을 올리는 일부 업자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자영업자들은 가뜩이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장사가 안 되는 마당에 정부로부터 물가 앙등 주범으로 몰리는 데 대해 황당해 할 것이다. 외식물가가 오르는 원인은 역대 최고 수준의 국제유가에 국제 농산물 및 원자재 값 상승, 글로벌 공급망 난조에 따른 식자재값, 유통비용, 인건비, 광열비, 연료비 상승에 기인한다. 이런 인상 요인을 무시하고 억지로 가격을 누르면 어딘가에 반드시 부작용이 터지기 마련이다. 외식물가만 유독 억제한다고 해서 전체 물가가 잡히는 것도 아니다.
가격 통제는 손쉬운 방법이지만 효과는 거의 없다. 있어도 일시적이다. 결국 시장 메카니즘에 맡겨야 한다. 정부가 할 일은 유통의 병목을 해소하고 경쟁이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왜곡된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다. 일부 수급이 막힌 품목에 대해서는 정부도 하나의 시장참여자로서 공급을 조절하는 역할은 할 수 있다. 세계적 물가상승 흐름에서 국내적 요인만 제거해서도 되지 않는다. 물가를 상승시키는 지나친 환율 상승을 막고 관세를 인하하며 필요하다면 수입물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 우리나라는 개방경제국가로 물가정책도 해외요인을 살피는 거시적 접근이 필요하다. 가격통제로 물가를 잡겠다는 발상은 세계 10위 경제대국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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