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2주 남기고 與 심장부 방문…靑 "군산조선소 재가동 계속 관심뒀다", '李 우회지원' 해석에 선그어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현대중공업 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북 군산을 찾았다. 정치 중립을 선언했지만 대선이 보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여권의 바람보다 지지세가 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호남을 직접 방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북 군산에 있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방문해 "재가동 결단을 내린 현대중공업과 노력을 아끼지 않은 지자체장, 의원님들께 큰 박수를 보낸다"며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으로 전북 지역과 군산의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가 회복되고 협력업체, 기자재업체도 다시 문을 열게 될 것"이라며 "완전 가동되면 최대 2조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군산 조선소 가동 중단 이후 군산 경제를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군산조선소 정상화를 위해서도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호남 방문에 대해 정치적 계산과는 무관하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은 그간 군산조선소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서 표명해 왔고, (조선소) 재가동 시 방문하겠다고 한 적도 있다"며 "민생경제를 챙기는 행보는 마지막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10일 취임 직후 당시 이낙연 전남지사를 국무총리로 지명한 뒤 "전북을 책임지고 챙겨달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새만금, 전주혁신도시와 함께 군산 조선소 가동 등을 주문했다. 2019년 10월에도 군산형 일자리 상생 협약식에 참석해 GM 공장 폐쇄 사태를 언급하며 "그동안 군산이 제일 '아픈 손가락'이었지만, 이제 군산은 전기차 메카로 우뚝 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행보를 대선과 분리해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과거 역대 진보진영 대선 후보에 비해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여권의 바람에 부응하지 못한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은 호남에서 적극적으로 득표활동을 벌여 '호남 홀대론'을 언급하는 등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전 총리가 선대위에 합류했음에도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문 대통령이 직접 방문하며 호남 홀대론을 불식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문 대통령의 호남 방문은 지난해 7월 전북 김제 금산사에 마련된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월주 대종사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약 7개월여만이다.임재섭기자 yjs@dt.co.kr
24일 문 대통령이 전북 군산에 있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방문해 재가동 협약식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