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등 러시아 정부 인사 자산 동결 조치
美, 러시아 정부 소유 직접투자펀드 봉쇄 제재도 예고
천연가스 수출제한, SWIFT 퇴출 등은 유보적
"제재 극적이지 않았다"
美, 러시아 정부 소유 직접투자펀드 봉쇄 제재도 예고
천연가스 수출제한, SWIFT 퇴출 등은 유보적
"제재 극적이지 않았다"
26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25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 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참모총장 격)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재무부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에 있는 자산이 모두 동결된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재무부가 러시아 정부 소유의 직접투자펀드도 전면적으로 봉쇄하는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U도 푸틴 대통령과 라브로프 장관의 EU 내 자산 동결 등을 포함한 제재를 공식 승인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EU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러시아인이 모두 98명이라고 보도했다.
영국과 캐나다 역시 푸틴 대통령과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제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제재는 러시아 인사들에 대한 역내 자산 동결과 입국 금지도 포함됐다. 이밖에 금융, 에너지, 교통 부문과 군민 양용 제품, 수출 통제, 수출 금융, 비자 정책을 포함한다. 주요 항공기 부품 수출을 금지하고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등 첨단 기술에 대한 접근도 제한하게 된다.
유럽은 푸틴 등 러시아 정부 관계자에 대한 자산동결 등의 조치에도 SWIFT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퇴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EU 재무장관 비공식 회의에서 러시아를 SWIFT에서 내쫓는 방안 등을 논의했으나 견해가 갈렸다고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이 밝혔다.
르메르 장관은 몇몇 회원국이 러시아의 SWIFT 차단에 유보적이었다고 말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르메르 장관은 SWIFT에서 쫓겨나는 일을 "핵무기급 금융제재"라고 부르며 러시아를 차단하는 문제는 "앞으로 몇 주, 며칠도 아닌 몇 시간 안에 따져볼 것"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외에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이 러시아의 SWIFT 퇴출에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러시아와 인접한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도 러시아를 즉각 SWIFT에서 내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U를 떠난 영국은 일찌감치 러시아의 SWIFT 퇴출을 주장해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SWIFT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퇴출하는 방안도 지지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그렇지만 EU 경제를 지탱하는 중심축인 독일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크리스티안 린트너 독일 재무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러시아를 SWIFT에서 퇴출하는 것의 결과를 따져보고 있다"며 "그것이 퇴출에 반대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WIFT는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1만1000곳이 넘는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전산망으로 국경을 초월해서 돈을 거래할 때 필요하다.
러시아가 SWIFT에서 차단당하면 해외 금융기관과 돈을 주고받는 일이 거의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러시아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제재로 여겨진다. 우크라이나는 이 시스템에서 러시아를 차단할 것을 촉구해 왔다.
하지만 러시아가 SWIFT에서 빠질 경우 러시아와 거래를 해온 유럽 등 다른 국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유럽 은행들이 러시아에 빌려준 돈을 제때 돌려받을 수 없게 되는 점도 일부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의 SWIFT 퇴출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다.
시장에서는 러시아의 주력 수출 분야인 천연가스 등 에너지 부문 제재나, SWIFT 퇴출 등을 고강도 제재 방안으로 여겨왔다.
극적인 제재 조치가 빠지면서 EU의 제재 발표 당일 유럽 주요국 증시는 3% 이상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3.91% 상승한 7,498.46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3.67% 오른 14,567.23으로 거래를 끝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3.55% 뛴 6,752.43,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도 3.69% 올라간 3,970.69를 기록했다.
AJ벨 투자 담당 국장인 러스 물드는 "제재가 생각보다 극적이지 않았다고 시장은 말하고 있다"며 "어떤 사람들은 총성이 울리는 하락장에서 매수한다"고 분석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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