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권교체 위한 단일화 간절한 국민께 이젠 경과 말씀드리는 게 도리"…국힘 장제원-국당 이태규 전권대리 협상해와
"安 회동 시간·장소 정해주면 언제든 가겠다. 화답 기다려"…'단일화 데드라인' 물음에 권영세 "투표 전날까지라도"
安 자택 방문도 고려했던 尹 "安측서 '협의 없이 방문하면 파국, 절대 하지 말라'더라"
"安 회동 시간·장소 정해주면 언제든 가겠다. 화답 기다려"…'단일화 데드라인' 물음에 권영세 "투표 전날까지라도"
安 자택 방문도 고려했던 尹 "安측서 '협의 없이 방문하면 파국, 절대 하지 말라'더라"
3·9 대선까지 열흘 앞이자 투표용지 인쇄일(28일)은 하루 앞둔 이날 윤 후보는 경상북도 집중유세 일정의 대부분을 취소한 뒤,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양당 후보 측 협상 경위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오늘 이 시간까지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진실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왔다. 제가 국민의당 최고위(급) 인사와 통화해서 저의 분명한 의사를 전달하기도 하고 또 여러 차례 안 후보께 전화 통화도 시도 하고 문자메시지로 제 입장 전달하기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또 우리 당 의원들과, 전권을 부여받은 양쪽의 대리인들이 만나 진지한 단일화 협상을 이어왔다. 특히 어제는 양측의 전권 대리인들이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회동을 했고 최종합의를 이뤄서 저와 안 후보에게 보고가 됐다"고 전했다. '전권 대리인'을 거론한 의미로는 "양쪽에서 전권을 줘서 협상에 내보내면, 거기서 합의가 되면 그 자체가 (후보 간) 합의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대리인 간 협상 타결 이후) 저와 안 후보와의 회동 일정 조율만 남은 상태였는데 다시 저녁에 그동안 완주의사를 표명해온 안 후보께서 '완주 철회를 위한 명분을 조금 더 제공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저는 '안 후보의 자택을 방문해서 정중한 태도를 보여드리겠다'고 전달(제안)했다"며 "그러나 거기에 대한 답은 듣지 못했고, 그 후 '안 후보께서 목포로 출발하셨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전날(26일) 윤 후보의 서울 자택 대기 중 안 후보의 목포행이 알려지면서 단일화 결렬 위기가 고조됐으나, 대리인 간 협상은 계속됐다고 한다. 윤 후보는 "양쪽의 전권 대리인들은 또 다시 오늘 새벽 0시 40분부터 4시까지 협의를 진행했다. '양쪽 후보의 회동을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 협의를 진행한 것"이라며 "안 후보 측으로부터는 '제가 오늘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서 안 후보에게 회동을 공개 제안해달라' 요청하셨고 저는 이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양측 전권대리인들이 오늘 아침 7시까지 회동 여부 포함한 시간과 장소 협의해 통보해주기로 협의했으나, 안타깝게도 오늘 아침 9시 단일화 결렬 통보를 최종적으로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제가 이걸(침묵했던 단일화 협의 과정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건 단일화 과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후보 단일화를 간절히 바랐기 때문이나, 이제는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를 열망해오신 국민들께 그간 경과를 말씀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윤 후보는 경북권 중 늦은 오후 포항 유세는 소화키로 일정을 조정한 가운데 "지금이라도 안 후보께서 시간과 장소를 정해주신다면 제가 지방에 가는 중이라도 언제든지 차를 돌려 직접 찾아뵙고, 안 후보와 흉금을 터놓고 얘기를 나누고 싶다. 안 후보님의 화답을 기다리겠다"며 "국민들의 열망인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통합에 저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 아울러 오늘 오전부터 예정된 저의 유세를 기다리고 계셨던 경북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안 후보가 이날 윤 후보 측 지지자들의 전화·문자 폭탄으로 제대로 협상 내용을 '들은 바 없다'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제가 안 후보에 전화나 문자를 드리고 나면, 굉장히 많은 전화·문자가 올 걸로 저도 예상했기 때문에, 그쪽 관계자에게 '(안 후보에) 전화 문자 드렸다. 보시라'는 말씀 드렸고 그쪽으로부터도 '보셨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반대 되는 정황을 밝혔다. 단일화 성사 여부에 따른 대선 판세에 관해서는 "그건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윤 후보는 전권 대리인 간 최종 합의 내용이 후보들에게 전달됐음에도 결렬된 이유에 관해서는 "저희 선대본에서도 최대한 관심 갖고 지켜봤는데 그 이유는 알 수가 없다"며 "'이유가 뭐냐' 하니까 그쪽(안 후보 측)에서도 '이유를 모르겠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전권대리인이 누구였느냐는 질문에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총괄선대본부장)이었다고 공개했다.
그는 안 후보가 지난 13일 제안한 여론조사 경선 방식의 단일화가 협상 테이블에 올랐냐는 물음에는 "양쪽의 협의는 안 후보께서 2월13일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를 제안하기 이전부터 시작돼 왔고,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 제안 전날(12일)에 우리 장제원 의원이 이태규 본부장으로부터 '내일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 제안을 할텐데 그건 협상의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 그러니까 얼마든지 우리가 협상을 할 수 있다'라고 듣고 있었다"고 폭로성 답변을 내놨다.
이어 "다음날 (안 후보가) 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했을 때도 다른 협의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저희는 봤다"며 "실제로 전권 대리인들이 단일화 협의하는 과정에서 여론조사 얘기는 한번도 나온 적 없고, 역선택을 막고 어떻게 할 거냐는 논의도 전혀 협상테이블에 오른 적이 없다"고 못 박았다.
브리핑 직후 윤 후보는 경북으로 향한 가운데,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추가 질문과 답변에서 그동안의 협상 채널과 일정을 간략히 공개했다. 권 본부장은 "지난 2월3일부터, 우리 후보가 언급한 장제원-이태규 라인 외에도 성일종 의원과 저쪽의 인명진 선대위 고문(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도 진행이 됐고, 이철규·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신재현 안 후보 선대위 상임고문 그쪽과도 진행이 됐다"며 "안 후보 측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여러 측을 통해 협상도 하고 논의도 했다"고 했다.
윤 후보 측은 '협상 일지'까지 공개하면서 안 후보 측과의 협상 불발 과정을 설명했다. 권 본부장은 "안 후보가 지난 20일 (단일화 결렬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또 협상을 재개했을 때는 상대 측(안 후보 측)에서 원하는대로 그쪽의 이태규 의원과 우리 쪽 장제원 의원 라인으로 (협의 채널) 단일화를 시켰고 우리 후보도 잠깐 언급했지만 어제 협상 시작할 때는 그쪽에서 전권을 받은 대리인이라 지정 받아서 우리도 전권을 부여해서 만났다"고 전했다.
이어 "어제 오후도 한차례 만났고, 이 의원이 심야토론을 마친 뒤 이날 새벽 0시40분부터 시작해 오랫동안 협상을 했다. 그래서 최초 합의 내용도 있고, 안 후보 측에서 '중간에 그만두는 데 대한 추가적인 명분'을 요구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협상도 다 완료가 됐기 때문에 사실상 저희는 이런 종류(단일화) 회동을 다시 한번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아니라, 단일화가 잘 성사됐다는 기자회견을 할 걸로 기대됐는데 참 아쉽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구체적 협상 내용에 대해선 "여기서 공개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비공개에 부쳤다. 공동정부 구성이나 안 후보에 국무총리직 제안 여부 등에도 모두 함구했다. 단일화 데드라인에 대해서는 "투표 전날까지라도 노력은 계속해서 할 생각"이라고 했다. 여론조사 경선 방식 수용 가능성에 대해선 "애초에 논의될 여지도 없는" 협상이 진행돼왔다며 재차 거리를 뒀다. 안 후보 측이 막판에 요구한 '완주 철회 명분'에 대해서는 "모양새와 관련이 있는 정도"라고 밝혔다. 안 후보 조롱 논란을 부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사과나 거취 문제가 협상 중 논의됐느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은 제기되거나 논의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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