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KISA '불법 스팸 최신 트렌드 및 대응현황'에 따르면 최근 발송된 스팸들의 주요 내용으로는 불법 대출이 꼽혔다. 은행, 저축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을 사칭해 긴급자금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소상공인을 겨냥한 불법 스팸 메시지를 전송해 금전적인 피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재테크를 가장한 신종 도박성 스팸이 횡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스팸 메시지에 삽입된 URL에 접속하면 미인가 시설에서의 코인 거래, 주식 거래 등을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스팸 전송 기법 역시 진화하는 중이다. 국내 통신망의 필터링 허점을 이용해 국외에서 스팸을 보내는 경우다. 국내에서 대량의 문자 발송시 이동통신사의 필터링 등 제한 조치가 있지만, 해외 발신의 경우 제한 조치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문자 발송 웹사이트를 이용하면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타인의 휴대폰으로 인증번호를 받고 스팸 문자를 발송하는 일도 벌어진다. 악성코드가 심어진 휴대폰으로 인증번호를 보내 이용자는 모르게 본인 인증 절차를 진행하거나, 온라인 거래를 통해 인증번호를 얻기도 한다.
특히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를 올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문자 발송 알바를 모집하는 사례도 나왔다.
정원기 KISA 이용자보호단장은 "휴대폰 문자는 하루 500통으로 발송이 제한이 되어 있는데, 청소년들이 이 한도까지 발송을 대신하면 하루에 5000원 또는 일주일에 5만원 정도씩 지급받는다"며 "용돈벌이 차원에서 중고생들이 참여하는 사례들이 많아 문제"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는 계도를 거쳐 많이 줄어든 상태"라고 덧붙였다.
올해 KISA는 불법 스팸 규제 강화를 위해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요 내용은 △악성 스팸 전송시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로 벌칙 상향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 조치 의무 위반시 과태료 3000만원 이하로 상향 △스팸 전송 전화번호 이용정지의 법적 근거 마련이다. 이를 위해 학계·법조계·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스팸 법령정비 연구반을 구성해 지난달부터 운영하고 있다. 정 단장은 "현재 법 개정에 대한 초안을 마련한 상태"라며 연구반에서 좀더 논의를 통해서 구체적인 내용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처를 통해 법안을 마련하고, 연내 법 개정까지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유선희기자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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