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월만에 채권단 관리 졸업
자구노력 결실 10년 새 최단기간
신재생·차세대원전 등 투자 확대
각국 원전 확대 움직임에 기대감
자구노력 결실 10년 새 최단기간
신재생·차세대원전 등 투자 확대
각국 원전 확대 움직임에 기대감
2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오는 28일부로 채권단과 두산그룹 간 체결한 재무구조 개선 약정에 의한 채권단 관리체계를 종결한다.
두산그룹 구조조정은 2020년 초 두산중공업의 자금난이 발단이 됐다. 두산중공업은 석탄화력 등 전통 발전 분야의 실적 둔화와 자회사인 두산건설에 대한 자금지원 부담으로 재무구조가 악화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금융시장 경색까지 겹치면서 유동성 부족에 직면하게 됐다.
여기에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국내 유일 원자력 발전 주기기 제조업체인 두산중공업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 이후 산은과 수은은 두산중공업에 3조원의 긴급 자금을 수혈했고, 대주주와 계열주의 책임 있는 역할과 직원의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정상화 방안 수립 등을 구조조정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두산그룹은 약정 기간 동안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약 3조1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계열사 자산을 매각했다. 매각 자산은 클럽모우CC(1850억원), 네오플럭스(711억원), 두산타워(8000억원), 두산솔루스(6986억원), 모트롤BG(4530억원), 두산인프라코어(8500억원), 두산건설 지분(2580억원) 등이었다.
두산그룹은 지난 18일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이 1조147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면서 자구계획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중 5000억원을 채무상환에 사용할 방침이다.
두산그룹이 2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채권단 관리체계에서 완전히 벗어난 사례는 최근 10년 새 최단기 기록이다. 앞서 동국제강이 지난 2014년 6월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은 후 2016년 6월 약정종료를 통지받아 24개월이 소요된 바 있다. 채권단 관리를 최단 기간에 졸업했다는 성과를 달성했지만 앞으로 과제도 쌓여있다. 먼저 두산중공업의 단기차입금 비중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두산중공업의 별도 기준 단기차입금 규모는 3조7851억원에 달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신사업에서 조기 성과를 이뤄내 유동성 위기 극복은 물론 미래 성장동력까지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가스터빈(1조8000억원), 수소(6000억원), 신재생에너지(2조1000억원), 차세대 원자력발전(8000억원) 등 미래사업 규모를 올해 3조9000억원 규모에서 향후 연평균 5조30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원격조종 기술 등을 앞세운 두산밥캣의 전동화 미래기술, 두산퓨얼셀의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 ㈜두산의 의약품 보관용 첨단용기 사업 등을 앞세워 신시장을 적극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 미래 사업은 미래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수년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신사업 중 하나인 수소터빈의 경우 계획대로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상용화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신 세계 각국이 탄소저감 목표 달성을 위해 원자력발전 등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정책을 내놓고 있는 점은 두산그룹에 희망적인 요인이다. 원전 발전에 부정적이었던 우리 정부도 최근 건설이 지연됐던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의 정상 가동을 추진하는 등 원전 활용도를 높이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이전과 비교해 규모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가스터빈, SMR(소형모듈원자로) 등 신사업에 투자하고 있어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