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법륜스님 등 종교·사회 원로 20인이 1일 여야 대선후보들에게 '국민통합을 위한 연합정부'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국민통합을 위한 연합정부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들에게 보내는 대한민국 종교사회 원로들의 긴급 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추진위는 "선거운동이 가열될수록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비전과 정책이 제시되기보다 서로 갈등과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며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의 본질은 만일 여당 후보가 당선되면 의회의 다수 의석을 배경으로 정치적 독주를 계속할지 모르고 반면, 야당 후보가 당선되면 다수 의석을 보유한 여당의 협조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식물 대통령'이 될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추진위는 "이런 불안감을 해소하고 대선 이후 우리 정치가 국민의 여망에 부응할 수 있는 길은 주요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권력을 독점하지 않고 경쟁했던 다른 정당과 그 후보들과 협력하는 것"이라며 "단언컨대 통합의 정치, 협력의 정치를 하지 않으면 '성공한 대통령', '성공한 정부'는 어렵다"고 했다.
추진위는 여야 대선후보들에게 △당선증을 받는 즉시 인수위원회를 중심으로 '국민통합을 위한 연합정부' 준비 기구를 구성 △책임총리를 비롯해 초당적 내각 구성 △국민통합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도록 헌법과 선거법 개정 등 정치 대개혁 추진 등을 TV토론회에서 약속해줄 것을 요청했다.
추진위는 "추진위원들은 각자 지지하는 후보가 다르더라도 '국민통합의 정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대선 이후에도 더 많은 사회원로가 참여하는 국민통합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진위원으로는 윤 전 장관과 법륜스님 외에 소설가 김홍신씨, 손봉호 나눔국민운동본부 이사장,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최상용 전 주일대사, 도법 조계종 전 화쟁위원장,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박경조 성공회 주교 등 총 20명이 이름을 올렸다.
종교·사회계 원로들의 연합정부 구성 제안이 대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은 이미 통합정부 구성을 약속하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 등과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터라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명동 유세에서 "(원로들의 제안은) 저와 민주당이 당론으로 약속한 통합정치의 약속, 대통합 정부의 약속과 다르지 않다"며 "제안을 적극 수용하고 이재명이 통합정부 구성, 통합의 정치, 확실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추진위 측이 특정 후보와의 연대에는 선을 긋고 있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역시도 국민통합을 화두로 올리고 있기 때문에 통합정부론 영향력이 분산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김미경기자 the13ook@
이재명(오른쪽)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8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