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2022 정보보안 리더의 밤' 행사에서 차기 정부 사이버보안 정책 방향 토론회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한 교수는 "사이버 공간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대응할 지 차기 정부에서 진솔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침해 차원의 대응이 아니라, 국가 안보 차원에서 사이버 복원 능력을 위한 대응을 시작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대통령의 사이버안보 전략 수립을 지원할 '국가 사이버안보 전략 자문위원회'를 설치하고, 국무총리실 산하에 실행기구를 둬야한다고 제안했다. 전략 실행은 기존 정부기관들이 수행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기술, 인력, 제도 지원, 국방부는 공격 의도 분석, 국정원과 행정안전부에서 사건 대응에 나서는 식이다.
다만 이는 민간 통제가 아닌 거버넌스 구조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교수는 "기본적으로는 역량 건설과 정책 지원은 통합하되 실행과 책임은 분권화, 사건 대응은 신속 단일화해야 한다"며 "평시에는 원점 대응과 사건 대응이 앞서서 일을 하고 전시에는 의도 대응 중심으로 국가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차기 정부의 보안 정책에 대한 제언이 이어졌다. 정수환 숭실대학교 AI융합대학원 원장은 사이버안보에 대한 민간 연구 조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원장은 "사이버안보가 중요하다는 말은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그 전략에 대해 365일 논의하는 싱크탱크가 없다"며 "보안산업의 발전 방향과 거버넌스 향상을 위한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력 양성 시스템과 그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일반 시민들에게서 랜섬웨어, 악성코드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인간 중심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광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책본부장의 의견이다. 최 본부장은 "사이버 안보는 사이버에서 위험이 발생하면 국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보호하겠다는 의미"라며 "사이버 공간에서 국민들의 기본권을 확립하고, 안전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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