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 관점서 생태계 조성 필요
![[차기정부에 바란다] 불필요한 중복규제 없애야 글로벌 경쟁력](http://contents.dt.co.kr/images/202203/2022030302101231820001[1].jpg "[차기정부에 바란다] 불필요한 중복규제 없애야 글로벌 경쟁력")
인터넷 업계
인터넷 업계는 차기 정부에 '진흥'이라는 관점에서 산업을 바라봐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경제 시대에 국내 플랫폼 기업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과도하고 불필요한 규제 해소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산업의 수요가 급증하고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며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은 성장의 기회를 마주하게 됐다. 각국의 ICT 기업들은 무한 경쟁을 펼치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규제 정책과 입법에 발목이 잡혀 경쟁력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과잉·중복 규제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올 초 발간한 '2021 인터넷산업 규제백서'를 보면 전문가들은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총 180개의 인터넷 관련 규제항목 중 51.1%가 '과잉 규제'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현행 규제 수단과 중첩되지 않는가'라는 항목은 약 절반가량(48.3%)의 의안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차기 정부는 디지털 경제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과도하고 불필요한 규제들에 대한 자중이 우선이라고 본다"며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고 디지털 산업에 대한 과잉·중복 규제를 없애는 데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당장 국회에서는 카카오,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온플법)'이 계류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역시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 회장은 "온플법은 차기 정부에서 시작점부터 다시금 검토돼야 한다"며 "규제 당국은 플랫폼 기업들이 소상공인에게 피해를 준다는 편협한 관점으로 법안을 추진 중인데 현실은 오히려 정반대"라고 꼬집었다.
정부와 정치권이 국내 플랫폼 기업을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동일선상에 놓고 무리한 규제를 강제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국내 커머스 플랫폼 중 1위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17% 수준인 반면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 알리바바는 자국에서의 시장 점유율은 40% 이상으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게다가 온라인 상품 판매자의 75.8%가 2개 이상의 플랫폼에 입점하고 있는, 여전히 무한 경쟁 중인 시장에서 어떻게 독점이 성립하겠는가. 오히려 상생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인기협의 규제백서에 따르면 전체 인터넷 산업 중 전자상거래와 같은 디지털·실물경제 결합 산업에서 매출과 고용이 가장 크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을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보다 플랫폼을 활용하는 소매업, 서비스업에서 더 많은 매출이 발생했다.인기협이 참여하고 있는 디지털경제연합(디경연)은 지난해 11월 차기 정부에 디지털 산업 발전 방안을 제안하는 내용의 공약 제안서 '공유하고, 공존하고, 공감하는 디지털경제'를 내놨다.
제안서는 △뉴노멀 시대의 디지털 경제 분야 거버넌스 개편 △ICT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혁신·제도 개선 △AI(인공지능)·데이터 산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등 신산업 진흥육성책 제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혁신 인재양성과 IT(정보기술) 일자리 확대 △국내 벤처·스타트업 기업의 활성화를 위한 디지털 생태계 조성 등을 제시하고 있다.
박 회장은 "디지털 경제는 대한민국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을 위한 기반이 된 현실"이라며 "현시점에서 산업만의 역량과 잠재력으로 더 큰 모멘텀을 만들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정부가 이 모멘텀을 진흥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함께 만들어 줬으면 한다"며 "디지털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디지털 경제의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야 산업도, 국가도 비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디경연은 인기협을 포함해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디지털광고협회,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벤처기업협회 등 총 7곳이 참여하고 있다. 인기협은 사무국 역할을 수행 중이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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