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00년 이후 특허 63% 차지
韓 국적 출원인 0.7~3.1% 그쳐
중소·벤처기업이 대다수 차지
국가 차원 강한 특허 확보 필요
韓 국적 출원인 0.7~3.1% 그쳐
중소·벤처기업이 대다수 차지
국가 차원 강한 특허 확보 필요
9일 특허청에 따르면, 전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특허는 2007년부터 본격 출원되기 시작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이 개발된 2014년 이후 급증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서 서식·공생하는 미생물 군집의 유전정보 전체를 의미한다. 이런 미생물들은 인체 내에서 대사물질과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체계, 대사작용, 신경계, 약물 반응성 등 다양한 인체 생리작용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의료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
이 가운데 2000년 이후 미국 국적 출원인의 특허가 전 세계의 63%를 점유하고 있어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기술 개발을 미국이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 국적 출원인은 다양한 국가에 특허를 출원한 데 비해, 해외 주요 국가에 출원된 한국 국적 출원인의 특허 점유율은 0.7∼3.1%에 그쳐 매우 낮았다. 일본, 중국 등도 마찬가지로, 자국 내 특허출원과 등록이 많을 뿐 다른 나라에 출원한 특허 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국적별 특허 경쟁력을 보면 미국이 349건의 특허 패밀리를 보유해 특허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한국은 12건에 그쳤다. 또한 국적별 평균기술 수준은 영국, 스위스, 스웨덴 등 유럽 국가가 강세를 보였다.
이는 미국은 시장성 측면에서, 유럽은 기술력 확보 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반면 한국과 일본, 중국은 시장성과 기술력 등 모든 측면에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보다 뒤처진 것으로 분석됐다.
무엇보다 글로벌 제약사를 중심으로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개발이 이뤄지는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중소·벤처기업이 기술을 주도하고 있어 자칫 기술유출 우려에 노출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제품화에 필요한 생산 인프라, 인허가 취득 노하우 등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이 해외 대형 제약사들의 '기술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욱이 2010년대 이후 마이크로바이옴 다출원인 상위 20개에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아 특허 질(質)과 양(量)을 높이기 위한 국가 주도의 정책적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준호 특허청 바이오헬스케어심사과 서기관은 "특허 질적 분석 결과에서 한국의 특허는 최하위 수준으로, 특허 기반의 '전략적 연구개발(IP-R&D)'을 통한 '강한 특허' 확보가 필요하다"며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커짐에 따라 국가 차원의 대규모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 추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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