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운 윤석열 후보가 당선인이 되면서, 유통가에서는 새정부가 낡은 규제를 철폐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통시장 보호 명분으로 시행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필두로 산업 성장을 저해하는 시대착오적 규제를 풀어달라는 게 새정부에 대한 업계의 당부다.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은 유통산업을 선진화·효율화하고 소비자 편익을 증진한다는 취지로 지난 1997년 제정됐다. 2010년 대규모 점포 등록 제한 및 대형마트 영업 제한이 도입됐고, 전통시장 1㎞ 인근에 대규모 유통점을 등록하지 못하도록 유통산업발전법상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제도'가 생겼다.
이어 2012년에는 오전 0~10시 영업시간 제한, 월 2회 의무휴업 하는 의무휴업 규제도 신설됐다. 이로 인해 대형마트들은 점포를 이용한 새벽 배송을 할 수 없고 의무휴업일에는 일반 배송도 할 수 없다.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 온라인 장보기 쇼핑몰과 비교할 때 대형마트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후 2020년 6월 21대 국회 개원에 맞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회사가 운영하거나 그 외 일정면적 이상의 스타필드 같은 복합쇼핑몰과 백화점, 면세점, 전문점 등에 대해서도 월 2회 의무휴업 규제를 적용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유통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 결과 복합몰 월 2회 의무휴업이 적용되면 연간 매출이 4851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규제의 그림자는 코로나19 속 유통산업 성장 돌파구가 된 온라인 유통시장에까지도 드리우고 있다. 대기업의 사업 확장으로부터 중소기업과 소상인을 보호한다며 마련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의 대상을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점포뿐 아니라 온라인까지 확장하는 법안 발의가 잇따르고 있다.
플랫폼 중개사업자에게 소비자 피해 책임을 지게 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네이버쇼핑·쿠팡·SSG닷컴 등 온라인 쇼핑몰에 수수료·광고비 부과 기준 등을 공개하게 하는 온라인플랫폼 통신판매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이하 온플법)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는 이러한 규제들이 급변하는 유통시장 환경과는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비실효적 규제라는 지적이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경영학부·전 유통학회장)는 "대형마트가 월2회 주말에 문 닫는다고 해서 대형마트로 갈 수요가 전통시장으로 갔는가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수요는 거의 온라인으로 갔다"며 "입법 취지와 달리 전통시장 보호도 못하고, 대형마트의 손발만 묶는 이러한 비합리적 영업규제를 이제는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업계 추산 1회 휴무 시 점포당 피해액은 3억3000만 원에 달한다.
정 교수는 또 "온플법 등 온라인 관련 여러 규제 법안들도 온라인 시장 경쟁을 제한하고 혁신을 저해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만큼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규제 일변도의 관점을 지양하고 비즈니스 모델과 유형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바탕으로 국내 다른 유통업태들, 글로벌 시장과의 형평성을 살펴볼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 광주 유세에서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를 약속하며 유통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복합쇼핑몰, 면세점까지 의무휴업 규제를 확대하겠다는게 현정부의 기조였는데, 윤석열 당선인은 이와 정반대로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겠다고 했다"면서 "이는 충분히 유통 규제 개선 의지를 피력한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