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윤 당선인의 정책 공약을 보면 친기업 성향이 강하다"며 "기업인들 사이에서 노동규제라던지, 주 52시간 등 규제 개선이 조금 더 유연하게 진행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는 현재 코로나19여파에 따른 대외요인으로 원자재가격, 물류가격이 인상되고 인건비 인상까지 3중고를 겪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이러한 악조건속에서도 대내적으로 부담을 다소 완화할 수 있는 새 노동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 가격 등이 치솟는 것은 통제불가능한 외부 요인인 반면 인건비 부담은 정부 정책 추진에 따라 얼마든지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기업계의 규제완화 입장을 반영해 달라는 요청들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14일 중소기업중앙회가 300개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윤 당선인의 중소기업 정책공약 가운데 중점적으로 추진돼야 할 과제로 '주52시간제·중대재해처벌법 등 노동규제 개선'(49.0%)을 꼽았다. 또 새정부에서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중점을 둬야 할 국정 키워드로 '코로나19 위기극복'(49.3%)과 '일자리 창출'(37.3%)를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중소기업계는 현행 주 52시간제의 경직성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해왔고 획일적인 최저임금제를 고쳐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이 가운데 현행 주52시간제는 기업의 규모와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주 단위로 최장 근로시간을 규제해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부담을 주고 있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윤 당선인도 후보 시절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과 경직적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시행으로 인해 중소기업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현행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이 주 52시간제와 관련해 공약으로 구체화한 것은 선택적 근로시간제(선택근로제) 확대다. 주 단위로 근로시간을 조정하는 것이아닌 연간 단위로 근로시간을 풀겠다는 방침이다. 현행 선택근로제는 2020년 12월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연구개발직에 한해 단위기간을 최대 3개월까지 활용할 수 있다. 연구개발업무가 아닌 일반 직무는 최대 1개월이다.
선택근로제 단위기간을 최대 1년으로 늘려 일이 몰리는 기간에는 52시간이 아닌 90시간도 일할 수 있도록 저축식으로 근로시간을 크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주52시간, 중대재해처벌법, 최저임금 3종세트만 뜯어고쳐지면 일자리 문제는 자연스럽게 개선되고 막혀있는 인력공급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무송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새 정부가 기업활동을 자유화한다기보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진 것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며 "노사 힘의 균형을 통해 자체적으로 조정하도록 하는 정책을 새정부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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