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에 대해 "빠른 시일 내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의 문은 늘 열려있다"고 이같이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회동을 위해) 무슨 조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애초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대선 후 첫 대면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양측은 같은 날 오전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간 실무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회동을 전격적으로 연기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한국은행 총재, 감사위원 등의 인사문제를 비롯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를 두고 양측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 측을 향해 어떤 주제든 논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함으로써 양측이 서둘러 회동 날짜를 못 박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당선인 측의 공약이나 국정운영 방안에 대해 개별적 의사 표현을 하지 말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청와대 직원들에게 당선인의 공약이나 정책,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언론을 통해 개인적 의견을 언급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사실상 전날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공약을 비판한 탁현민 의전비서관에 대한 질책성 지시로 보인다.
탁 비서관은 앞서 페이스북 글에 "여기(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 잘 관리할 테니"라고 적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허은아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임기를 불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 특유의 조롱과 비아냥으로 일관하는 탁 비서관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