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위원장은 1995년 안랩을 창업한 이후 지금까지 최대주주를 유지하고 있다. 18일 현재 안 위원장의 안랩 지분율은 18.57%(186만주)로 1대 주주다. 지분 가치는 전일 종가(9만원) 기준 1674억원에 달한다. 안랩 2대 주주 역시 안 위원장이 지난 2012년 안랩 주식 절반을 출연해 세운 비영리 법인 동그라미 재단(9.99%)이다. 안 위원장이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지난 2012년 대선에 출마하며 안랩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둔 이후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는 게 안랩의 설명이다.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 등 정부 주요 요직의 하마평에 오르면서 그가 보유한 안랩 주식 향방이 관심사로 떠오르는 중이다. 어떤 자리든 주요 공직을 맡게 되면 안 위원장이 보유한 안랩 주식을 모두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재산공개대상자 본인, 배우자 등 이해관계자가 보유한 주식 총 가액이 3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2개월 이내에 주식을 매각하거나 주식백지신탁을 해야 한다. 고위 공직자가 주식을 보유한 경우 이해 충돌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주식백지신탁은 주식 매각을 위탁하는 것으로, 이를 맡은 수탁기관은 계약이 체결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신탁받은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다만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가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주식 보유가 허용될 가능성도 있다.
입각할 경우 안랩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는 사실은 안 위원장 역시 인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안 위원장은 "대선에 당선되면 안랩 주식을 백지 신탁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안랩 주식 매각이 추진될 경우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가 유력한 방법으로 꼽힌다. 장내 매도할 경우 물량이 순식간에 풀리면서 주가 하락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또한 제 3자가 경영권을 행사할 만큼의 지분을 인수해 안랩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안 위원장이 지분을 내려놓는 것은 안랩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안철수 위원장이 정치에 뛰어든 이후 안랩은 정치 테마주로 분류돼 그의 행보에 따라 주가 급락·급등을 반복하고 있어서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안철수 창업주를 떼놓고 안랩을 설명할 수는 없다"면서도 "안랩이 국내 정보보안 업계 최대 기업임에도 시장의 평가가 실적이나 사업보다 안 위원장의 행보에 따른다는 것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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