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안경애 칼럼] `대전환의 시대` 정부 작동법](http://contents.dt.co.kr/images/202203/2022032102102269650001[1].jpg "[안경애 칼럼] `대전환의 시대` 정부 작동법")
인플레이션 공포가 세계 경제를 짓누르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말해 온 파월 의장이 사실상 '판단 착오'를 시인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추측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앞으로는 데이터와 전망 변화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경제권력의 핵심, 미 연준마저 불확실성의 시대에 한 치 앞을 내다보는 것조차 어려움이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발 세계 공급망 불안과 경제 타격에다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행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 위기까지 겹치면서 지구촌은 그야말로 '확실한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았다. 여기에 데이터, SW(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등이 이끄는 디지털 대전환과 탄소감축·에너지 전환이란 거대한 흐름에 맞닥뜨렸다.
5월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는 이런 다중위기와 대전환 시대에 국가를 이끌어 가야 한다. 변화와 성장, 혁신에 대한 기대감 속에 출범하겠지만 앞에 놓인 과제는 첩첩산중이다. 우리 사회가 가진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 계층간 갈등, 가계부채, 소상공인·자영업자 경쟁력 약화, 양극화 등 고차원 방정식 문제도 풀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제시한 1순위 국정과제는 민생과 코로나19 대책이다. 경제·산업·일자리 전반을 초토화시킨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과 방역, 의료체계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50조원 규모 코로나 추경 편성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든 해답에 꼭 맞는 정답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미 연준도 선택한 '겸손하고 기민한, 데이터 기반 접근'이 최선이다. 윤 당선인은 20일 인수위 출범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이전 결정을 발표하면서 "단순한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제대로 일하기 위한 각오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이번주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인수위는 현 정부가 5년간 추진한 중점사업을 재평가해 사업별로 보완·폐기·지속·강화 여부를 판단하고, 정부 조직개편 밑그림을 그릴 예정이다. 탈원전, 부동산 정책 등 현 정부에서 뜨거운 감자였던 이슈들도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이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비롯해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온갖 정부 개편론들이 수면 위에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디지털혁신 가속화 및 규제철폐 전담기구' 신설도 공약에 포함됐다. 과학기술 부처 위상 강화와 과학기술부총리직 신설에도 무게가 실린다.
불확실성의 시대, 대전환의 시대는 우리에게 껍데기, 하드웨어보다는 내실, SW가 핵심이란 신호를 보낸다. 세계적인 과학·데이터·경제 강국인 미국마저 겸손과 기민을 외치는 시대에 정답은 없다. 현장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해 정책과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데이터 기반, 과학기술 중심 거버넌스가 갖춰져야 국가 경쟁력과 안정성이 담보될 수 있다.
인수위는 껍데기를 바꾸는 일에 너무 힘 빼지 않았으면 한다. 대신 내부의 작동 메커니즘을 결정하는 SW 알고리즘을 제대로 설계해야 한다. 전 정부가 한 일도 잘 한 것은 과감히 살리고 키워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디지털 뉴딜 사업도 이어갈 필요가 있다.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시대, 어디에서 충격이 가해질 지 모르는 시대에 권위와 아집, 배타는 실패의 지름길이다. 겸손함과 유연성, 데이터 경쟁력으로 무장한 '열린 정부'의 출범을 기대한다.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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