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KISA 개인정보보호본부장
![[기고] 스팸데이터 피해예방도 지피지기](http://contents.dt.co.kr/images/202203/2022032102102369076001[1].jpg "[기고] 스팸데이터 피해예방도 지피지기")
최근 유행하는 문자스팸 유형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모든 국민이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에서도 제도권 금융기관을 사칭한 불법대출이나 재테크를 가장한 불법 투기·도박성 사이트 가입 유도 등 여러 유형의 불법스팸이 하루가 멀다 하고 기승이다.
2021년 12월 과기정통부 통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회선이 5531만개에 달하는데, 이는 주민등록 인구(5163만명) 보다 더 많은 수치다. 1인당 1회선은 기본일 정도로 스마트폰이 보편화 되어있고 쇼핑, 뱅킹, 음식배달 등 서비스도 다양해졌다. 그러다 보니 최근 휴대전화를 통한 불법스팸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국 만 12~69세 이용자 총 3000명을 대상으로 수신량을 조사한 결과, 이메일 스팸은 줄어든 반면 휴대전화 음성·문자스팸은 증가했다.
스팸은 수신자의 단순한 불편이나 삭제해야 하는 귀찮음 수준을 넘어 불필요한 광고성 정보의 전송으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특히 불법스팸은 보이스피싱이나 사기, 불법도박이나 마약, 성매매 등 온오프라인 범죄로 연결되어 2차 피해를 양산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수법 또한 교묘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이 생활화된 만큼 교묘한 문구로 수신자를 속이는 스패머에 당하지 않으려면 그 시발점이 되는 불법스팸에 대한 이해와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사용자가 필요한 정상적인 정보교류는 보호하면서 불법스팸의 피해를 최소화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2000년대 초반부터 불법스팸이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면서 정부는 계속해서 기술적·제도적 대책을 마련해 추진해오고 있다. 그러나 스팸 발송자들도 차단장치를 우회하기 위해 지능화·고도화된 방식으로 진화하며 틈을 노리고 있다.
지능화된 불법스팸은 유형이나 발송형태, 목적행위 등에 따라 규제법 및 대응기관이 달라져 사각지대가 존재하기도 하고 개별적 대응만으로는 원천적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관계기관과의 협업이 더욱 중요하다. 다행히 불법스팸 데이터 개방 및 대응협력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방송통신위원회와 KISA를 중심으로 협력체계를 강화해 가고 있다.
그간 개별 신고 건 처리·조사에만 사용했던 스팸발송 전화번호나 계정, 불법·악성사이트 URL 등 스팸데이터를 분석하여 맞춤형으로 관계기관에 개방함으로써 기관이 범죄에 신속히 대응하고 사회·경제적 피해를 줄이도록 협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도박스팸 대응을 위해 동행복권 및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도박스팸 데이터를 분석·제공하여 불법 로또·파워볼이나 불법도박 사이트 차단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한, 금융감독원·경찰청(서울, 강원)과 협업을 통해 은행을 사칭한 불법대출 스팸 전화번호를 신속차단 및 단속·점검을 강화하고, 주식스팸 데이터 분석결과를 한국거래소에 제공하여 특정 주식 관련 스팸신고건수 급증 시 '스팸 관여 과다종목'으로 지정, 투자유의종목 심사 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1년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휴대전화 불법스팸문자 5.2% 감소(1003만건→904만건) 및 음성스팸 3.0% 감소(1281만건→1206만건), 보이스피싱 발생건수 15%(1만7814건→1만3168건)와 피해액도 959억원 감축한 바 있다.
민간기업에도 스팸데이터를 개방하여 국민 편의를 위한 서비스 개선을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민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후후' 앱에 스팸정보를 제공해 사용자가 수신한 전화·문자가 스팸신고 된 번호인지 확인하는 데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KT-IS와 업무협약을 통해 국민 누구나 114 전화 및 홈페이지를 통해 스팸 전화번호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114 전화번호 안내서비스는 모바일과 인터넷 사용이 익숙지 않은 디지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각종 범죄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스팸대응에 있어 가장 중요한 유관기관은 통신사라고 할 수 있다. 그간 이통사나 문자중계사 등 다양한 통신사업자들과 스팸감축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사업자로서 매출이나 CS, 투입비용 등 현실적 문제로 제약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불법스팸 전송기회 자체를 막기 위한 가입 제한이나 이용정지 강화, 스팸 필터링 강화 등은 통신사업자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최근 변이를 거듭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비대면 모바일 시대에 불법스팸도 계속해서 교묘한 수법으로 진화해 갈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스팸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수요기관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맞춤형 데이터 개방을 통해 민·관이 함께 대응하는 협력 체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불법스팸 감축과 국민들의 피해 예방을 위해 유관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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