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21일 오전 9시부로 국방 사이버 방호태세(CPCON)를 Ⅳ급(사이버 위협 증가)에서 Ⅲ급(사이버 위협 향상)으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측은 "이번 조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간 사이버공간에서의 충돌이 지속하는 사태와 최근 반복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위협이 사이버 영역으로 확대될 우려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국방 사이버 방호태세가 격상된 건 작년 8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당시 국방부가 Ⅴ급(평시)에서 Ⅳ급으로 방호태세를 격상할 때에는 따로 배경을 설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별도 보도자료를 배포해 사이버 위협 가능성을 알렸다.
국가정보원도 같은 시간 사이버 방호태세를 기존 '관심' 단계에서 '주의'로 격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사이버 안보 업무규정' 제15조에 따르면 사이버 위기 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4단계로 나뉜다.
국정원에서도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과 관련한 사이버전 확대, 러시아 경제제재 참여국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보복 우려"라는 이유를 댔다. 그런데 국정원은 한발 더 나아가 "한국 정부 교체기 새 정부 정책자료 입수 목적 해킹 시도 우려 등 사이버 안보 위해 가능성이 고조된 것에 따른 선제 대응"이라는 설명도 내놨다.
이는 일단 북한이 오는 4월 정주년(김일성 생일 110주년처럼 북한에서 5년마다 꺾이는 해를 일컫는 말)'태양절' 등을 앞두고 대남도발의 수위를 높이면서 광범위한 대남위협이 발생할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전날 '대통령 집무실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을 발표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집무실을 옮기는 과정에서 북한의 사이버전 전개 가능성을 염두에 뒀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 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은 이날 주의 경보가 내려짐에 따라 자체 긴급대응반을 가동하고, 자체 행동 요령에 따른 기술·관리적 보안 대책을 시행하는 등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소속기관과 산하기관의 조치 사항도 종합 관리해야 한다.
국정원 측은 다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각급 기관의 인력 운용 부담을 고려해 인력 증원 등 대응 수준을 기관이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하고 사이버 위협이 완화했다고 판단되면 경보 단계를 신속히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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