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명예회장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오미크론, 정작 심각한 문제는](http://contents.dt.co.kr/images/202203/2022032302102269660001[1].jpg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오미크론, 정작 심각한 문제는")
지난 달부터 정부는 오미크론은 치명률이 0.1% 수준으로 낮아 계절독감과 유사한 수준이며 따라서 문제가 없다고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오미크론이 델타변이보다 증상이 가벼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유행병을 평가하려면 질병의 전파력, 증상의 심각성, 후유증 그리고 치명률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에볼라 바이러스는 지역별 의료시스템에 따라 치명률이 25%에서 최대 90%까지 되는 무서운 병이지만 제한된 전파력으로 인해 코로나만큼 심각한 상황을 유발하지는 않았다.
오미크론의 전파력은 독감보다 5 ~ 10배 높고 증상이 훨씬 심할 뿐 아니라 완치가 돼도 다양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특히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스텔스 오미크론은 중증도나 입원률은 오미크론과 비슷하나 전파력은 30~50%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작년 10월 하루 코로나 확진자가 1755명, 11월 2774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현재 발표된 확진자 수는 무려 200배 정도 증가했다. 사망자 수도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하루 평균 8.2명 선이었지만 지금은 매일 300에서 400명 정도의 소중한 생명을 잃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데이터 중에서 오로지 치명률 하나만을 근거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논리를 다른 기관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금년 초에 이미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오미크론은 특히 백신 접종을 했을 경우 델타 변종보다 증상이 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오미크론 증상을 경미하다고 분류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감염자 수가 너무 빠르고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입원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하여 전 세계 의료체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오미크론, 정작 심각한 문제는](http://contents.dt.co.kr/images/202203/2022032302102269660001[2].jpg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오미크론, 정작 심각한 문제는")
지난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했을 때도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100만명분 밖에 없어 대통령의 지시로 질병관리본부장이 타미플루를 생산하는 회사(스위스)로 가서 충분한 물량을 어렵게 구해오면서 확산세가 멈췄었다. 지금이라도 정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팍스로비드를 충분히 확보하면 중환자와 사망자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나마 팍스로비드는 초기에 투여해야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지금처럼 고위험군 환자조차도 조기에 처방받기 힘든 상황에서는 최선의 효과를 얻기 힘들다.
또 기존의 백신은 오미크론을 직접 막지는 못하며 일반적인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T-셀(cell)을 활성화시켜 중환자로 갈 가능성을 다소 낮춰주는 간접적인 효과만 있다. 그러나 지금 오미크론에 특화된 백신이 개발되었으며 지난 17일에는 유럽의약품기구(EMA)의 전문가가 4월에서 7월 사이에 사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오미크론 맞춤형 백신을 얼마나 일찍 충분한 양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향후 대책에 매우 중요한 요소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봐도 정부가 언제 얼마만큼의 백신을 도입하기로 계약했는지 알 수가 없다. 이미 사용 중인 치료제가 있고 곧 새로운 백신이 공급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물량 확보를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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