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귀찬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원장
![[포럼] 과학기술 인재양성 컨트롤타워 절실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204/2022040402102369660002[1].jpg "[포럼] 과학기술 인재양성 컨트롤타워 절실하다")
최근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선도국들은 국가별로 10개 내외의 전략기술을 선정,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12월 인공지능(AI), 첨단바이오, 반도체·디스플레이, 우주·항공 등 10대 국가필수전략기술을 발표하고 현재 각 분야 최고기술 국가 대비 60~90%인 기술 수준을 2030년까지 90% 이상 끌어올리는 것에 국가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러한 국제과학기술 지형에서 4차 산업혁명 선도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수준 높은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확보하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은 초격차를 실현할 혁신인재 쟁탈전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고, 인력난을 호소하는 국내 기업들은 대학과 손을 잡고 계약학과를 개설하는 등 직접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발표한 2021년도 산업기술인력수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12대 주력산업의 인력 부족률은 2.5% 수준으로 나타났다. 향후 인력수급 측면에서도 2021년부터 5년 간 SW전문인력은 약 3만명 정도의 공급 부족을,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 등 이른바 빅3 및 AI 분야의 경우 14만4000명 수준의 신규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SW정책연구소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각각 전망하였다. 이에 따라 산업과 기술의 변화를 포착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우수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목소리를 반영하고자 각 부처에서 다양한 인재양성 정책과 사업을 추진해왔다. 올해에만 12개 부처에서 약 3조5000억원 규모의 118개 인재양성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동안 개별 부처에서 추진한 다양한 사업들이 인력 공급의 양적 확대 측면에서 기여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이제는 양적 성과에 더해 질적으로 숙련된 인재를 산업현장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전략적인 과학기술 인재양성 체계가 절실한 시점이다.
지난해 11월 개최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3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도 부처별 과학기술 인재정책 혼재에 따른 중복과 누락, 중장기적 인재양성 전략의 부재를 지적하며 과학기술 인재의 총괄 양성체계를 정비하고 명확한 목표를 실행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 바가 있다.
미래를 위한 정부조직 개편이 논의되고 있는 이 시점이야 말로 과학기술 5대 강국을 실현할 인재양성의 전주기적 지원체계를 갖출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연구과정, 현장경험, 융합교육이라는 3박자를 통해 성장하는 과학기술 인재양성의 특성을 고려한 정부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과학기술 인재양성 총괄체계는 무엇보다 '과학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부처에서 전담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인재정책의 기획부터 성과관리까지 전 단계를 과학기술과 연계해 종합적으로 조율하고, 산·학·연 과학기술 주체 간 협업도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신기술·신산업 분야는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고 방향을 예측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산업, 연구 현장과의 기민한 소통과 협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의 과학기술 인재양성 이슈는 대학이나 기업에서만 고민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인구 절벽과 일자리 문제, 지역 간 격차 등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범부처 차원의 과학기술 인재정책을 조정·추진할 수 있는 실행력을 갖춘 컨트롤타워를 가동하여 과학기술 5대 강국 도약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완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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