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이힘이 4일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도 지명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검증과 관련해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의 도덕성을 면밀히 검증하겠다고 예고했고, 이에 국민의힘은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한 발목잡기"라며 맹비난했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한 후보자 검증과 관련 "과거 국민의힘이 그랬던 것처럼 무조건 발목잡기, 흠집내기는 안 하겠다"며 "다만 엄중한 대내외 환경에서 내각을 총괄하는 전문성이 있는지, 높아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이 있는지 면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장관 후보자들도 정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원내에 관련 TF(태스크포스팀) 구성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역대 정부에서 가졌던 이력은 중요하지 않다"며 "인사청문 TF를 즉시 구성해서 철저한 검증 준비에 착수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어 "국민의 관심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라고 덧붙였다. 한 후보자가 노무현 정부에서 총리(2007년 4월~2018년 2월)를 지냈던 이력과 상관없이 '송곳 검증'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주기적 팬데믹, 기후 위기, 에너지 디지털 전환 등 대전환기의 숙제와 양극화, 저성장 등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국정 운영 철학과 역량을 갖췄는지 여부가 (총리 후보자 검증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총리 후보자뿐 아니라 국무위원 후보자들에게도 문재인 정부가 적용한 인사 검증 7대 기준은 기본 중 기본"이라며 "고위 공직자는 갈수록 더 엄격한 잣대로 검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은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 도덕과 양심의 기준을 충족시킨 후보자들을 엄선해 국회에 인사청문을 요청해주길 바란다"며 "그래야 인사청문회가 소모적 논쟁보다는 정책 역량 중심의 검증에 집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리당략적 정치공세와 공연한 트집잡기는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한 발목잡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거대 의석으로 힘자랑 하려는 듯 벌써부터 청문회에서 몇명 낙마시키고 당의 이름값을 해야 한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검사 사칭', '무고죄', '음주운전' 등 전과 4범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웠던 민주당이 이제와서 그와 다른 도덕성 기준을 요구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고,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재명 전 대선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민주당도 근거가 있어야 반대를 할 텐데 앞으로 어떤 근거를 찾아낼지, 아마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지금 노무현 정부 이후로 한 15년 가량 지났기 때문에, 아마 민주당에서도 그 후 15년 과정을 주로 검토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일각에서 한 후보자를 향해 제기된 론스타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일이나 비리가 있었느냐가 핵심인데, 그런 구체적 근거는 이야기를 못하고 있다"고 일축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한국생산성본부 건물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첫 출근을 하며 본격적인 청문회 대비를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