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4일 대우조선해양 대표 인사를 둘러싼 '알박기 논란'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서 나오신 대학의 동창, 동문은 새 정부에 하나도 기용 못 하느냐"며 "그것이 알박기고 낙하산인가. 저희가 그렇게 이야기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과 청와대 측이 '용산 이전' 문제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이다.
박 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이 대우조선해양 대표 인사를 '알박기'로 표현하고, 여기에 청와대가 '모욕적인 브리핑'이라는 입장을 낸 배경에 대해 "이렇게 강하게 말씀드리는 것은 하지도 않았고 할 수도 없는 일을 했다고 하니 하도 답답해서 그러는 것"이라며 "어떻게 의심만 가지고 '몰염치'라는 표현을 쓰느냐"고 말했다.
박 수석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인사에 대통령이 임명한 바도 없고. 선출에 일절 관여한 바도 없다"며 "관여할 수도 없다"고 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제2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이 회사 출신인 박두선 CSO를 신임 대표로 선출했다. 하지만 그가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동창인 것을 두고 여러 논란이 일었다. 특히 박 대표의 경우 상무 시절이던 2018년 문 대통령이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를 찾았을 때 브리핑을 해 주목을 받았고, 그 뒤 특수선사업본부장(전무)을 거쳐 2019년 4월 조선소장(부사장) 자리에 오르는 등 초고속 승진을 해 논란이 컸다. 이에 청와대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박 수석은 "현재 살아나고 있는 조선 경기 속에서 회사를 빠르게 회생시킬 내부 출신의 경영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은 상법, 그리고 자본시장법상 명백한 민간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기업에 어떻게 그렇게 대통령 인사권 행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지 그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라며 인수위가 감사원에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도 "감사에 착수하는 게 회사에 어떤 영향이 갈지는 모르겠지만 저희와 관계가 없으므로 새 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대우조선해양이) 사실상 공기업이기 때문에 대통령 동생의 동창으로 지목된 인사,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이라며 "대통령 동생하고 대학 동창이면 그게 무슨 연관이 되는 것이냐"고 말했다.
박 수석은 "청와대가 국민께 계속 설명해 드리고 있는데 자꾸 (언론이) 말꼬리를 잡고 신구권력의 충돌이라고 쓰고 있다"며 "이게 바람직한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와대가 인수위 측에 불편함을 내비치는 등 신-구 인사권 갈등이 끝나지 않은 모습이 드러나자, 일각에서는 용산 이전에 필요한 예비비 의결도 난항을 겪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뒤따르고 있다. 최근 인수위 측과 청와대는 용산 이전 예비비 이전에 필요한 액수 중 합참의 이전 비용을 제외한 300억원 안팎을 의결하는 데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청와대 내부에서는 오는 5일로 예정돼 있는 국무회의에서 의결을 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임재섭기자 yj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