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광(사진) 트렌드마이크로 한국지사장은 "우리나라 IaaS(인프라 서비스) 시장은 약 1조8000억원이지만, 클라우드 보안은 IaaS 시장 성장세보다 상당히 뒤처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장은 그 원인을 기업 경영진들의 클라우드 보안 인식 부족에 있다고 봤다. AWS(아마존웹서비스)가 고객도 보안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공동 책임 모델'을 밝힌 이후 국내외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비슷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관련 내용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고 있다는 것.
김 지사장은 "스타트업들이 고객 서비스에는 매우 신속하게 투자하지만 서비스 관련 보안 설계 속도는 느리다"며 "AWS가 공동 책임 모델을 말한 이후 실무자들은 클라우드 보안 관련 인식이 높아졌는데 경영진들은 아직 피부에 가 닿지 않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낮은 클라우드 보안 인식은 이용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최근 AWS를 이용하면서 해커에게 관리자 접근권한을 탈취당한 4개 사업자에게 과징금·과태료 부과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해커들은 이들 사업자의 관리자 접근권한을 탈취해 고객 개인정보 수십만건을 다크웹 등에 유출시켰다.
김 지사장은 "특히 스타트업과 기존 기업이 클라우드 기반 신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보안을 탑재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클라우드 전환 시 기존 보안 솔루션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클라우드 전용 보안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65개국에 지사를 둔 트렌드마이크로는 클라우드 보안에 주목해 솔루션을 내놨다. 대표 솔루션은 2019년에 출시한 'XDR'이다. 여러 클라우드 보안 솔루션을 묶어 통합 보안 플랫폼 '트렌드마이크로 원'도 선보였다. 최근에는 차세대 사업으로 OT(운영기술) 보안과 IoT(사물인터넷), 5G 관련 보안 솔루션을 낙점하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지사는 1996년 설립됐으며, 5~6년 전부터 성장세가 커졌다.
김 지사장은 "코로나19로 클라우드 수요가 커지면서 연 평균 30%씩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보안기업들이 클라우드 보안 사업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가운 현상이다. 시장은 단일 기업이 만들어 나갈 수 없다"면서 "2017년까지는 우리만 클라우드 보안을 말했지만, 성숙 단계에는 경쟁사가 많아지면서 시장을 함께 키워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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