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아직 '블루오션'인 서비스 로봇 시장의 급성장이 예측되면서 LG전자를 비롯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앞다퉈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차, 두산 등 대기업들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래 신성장 분야로 로봇사업을 지목했다.
로봇 사업은 크게 제조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으로 나뉘어진다. 제조용 로봇은 용접과 도장 작업 등 제조 현장에서 위험도가 높은 일을 담당하며 공장 자동화를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서비스 로봇은 업무 현장에서 사용되는 전문서비스 로봇과 가정에서 사용되는 가정서비스 로봇으로 나뉜다. 최근 집집마다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로봇청소기가 가정서비스 로봇의 대표적인 형태다.
최근 대기업들이 앞다퉈 진출 의사를 밝히고 있는 분야도 서비스 로봇 사업이다. 현재까지는 제조용 로봇에 비해 시장 규모도 비중도 작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은 높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9년부터 역성장 우려를 겪고 있는 산업용 로봇 시장과 달리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히려 서비스 로봇의 시장 성장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이 2020년부터 연평균 13%씩 성장하며, 2025년 이후에는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특히 서비스 로봇 시장은 아직까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한 블루오션이다. 국제로봇협회(IFR)에 따르면 글로벌 서비스 로봇 공급업체 중 47%는 유럽 출신이며, 북미 기업이 27%, 아시아 기업은 25% 수준이다.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발빠르게 서비스 로봇 시장에 진출한 곳은 LG전자다. 지난 2017년 'LG 클로이' 안내로봇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공간 살균, 서빙, 요리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는 서비스 로봇을 출시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BS사업본부의 글로벌 영업 인프라와 역량을 활용해 로봇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클로이 살균봇은 코로나19 방역 수요에 힘입어 지난해 미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올해는 서빙 로봇인 LG 클로이 서브봇을 상반기 중 미국에 본격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20년 12월 세계적 로봇 기업인 보스톤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현대차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자동차가 아닌 로봇 사업을 앞세웠다.
지난달 열린 주총에서도 로봇 연구조직인 로보틱스랩이 자체 개발한 서비스로봇 '달이'를 배치해 주주들을 맞이하도록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몇 년간 글로벌 가전·IT 전시회 CES에서 서비스 로봇 시제품을 선보이는 등 로봇사업 진출을 준비해 왔다. 업계에서는 올해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CES에서도 가사 로봇 '삼성 봇 핸디'와 인터랙션 로봇 '삼성 봇 아이' 등을 선보인 삼성전자는 최근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켰으며, 자체 로봇 브랜드 '삼성봇'을 상표권 등록하는 등 사업 준비에 나서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16일 열린 주총에서 "신사업 발굴의 첫 행보는 로봇 사업"이라며 "로봇을 고객접점의 새로운 기회 영역으로 생각하고 전담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이달 1일 열린 임직원들과의 대화에서도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로봇 등 미래 유망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로봇사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전혜인기자 hye@
LG전자 서비스로봇 'LG 클로이 가이드봇'.
LG전자 서비스로봇 'LG 클로이 서브봇' 2단 서랍형.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전자의 서비스로봇 시제품 '삼성 봇 핸디'(왼쪽부터), 'AI 아바타', '삼성 봇 아이'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