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 2020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대구지역에서의 낙선 때 "정치를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8일 'EBS 초대석'에 출연해 진행자가 '35년 정치 생활에서 회한이 들었던 때가 언제인지'를 묻자 이같이 말했다.
김 총리는 "(당시는) 제가 떨어지는 선거를 할 때, 대구에서 코로나 19가 막 확산될 때였다. 그때 홍희락 (전) 의원이 노력을 많이 했다. 정부 예산안보다 1조원 가까운 예산을 우리가 대구·경북 지역에 도와줄 수 있었다. 그런데 사실상 그 부분에 대해서 지역 언론조차도 (홍보를) 열심히 했다고 했는데, (대구 시민들이) 평가를 안 해주시더라. 그러면서 소위 조국 교수 사태 때 조국 편만 들었나. 왜 날카롭게 비판하지 않았느냐라는 말씀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이렇게 되면 제가 설득해서 표를 주실 부분이 아니구나. 지금부터는 접근을 달리하는 정치를 해야겠구나 생각하며 제 정치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국회의원, 장관, 총리 중에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총리가 아무래도 힘들다. 혹시나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면 영향이 너무 크지 않나, 정권 전체에 대한 영향도 미치고. 그런 무게감이 너무 컸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을 제일 신나게 한 것은 장관 때다. 뭔가 현장에 뛰어가면 답이 있을 것 같았고 또 현장에서 고생하는 공무원이나 국민을 만나면 해법이 찾아질 것 같았다"라고 했다.
총리 퇴임 후 계획을 묻자 "30년 이상 정치를 하다 보니까 국민들에게 사랑과 격려를 많이 받았지만, 제 삶 자체를 곰곰이 되돌아볼 시간이 부족했다. 저를 좀 돌아보려 한다. 그러나 사랑을 받은 만큼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여러 형태의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설에서 독립하는 청소년들에게 조언하면서 일종의 바람막이 역할을 해줄 멘토가 필요한데 시스템이 부족한 것 같다. 이미 비슷한 일을 하는 분들이 제법 있다. 제가 '마당발'이라고 소문이 났는데 그것을 사회적인 네트워크로 연결하면 지금보다 더 활발한 교류가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 중인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를 의결하기 위해 열린 임시국무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