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사용되는 일부 열화상 카메라에서 개인정보 저장 기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지난해 10월 박물관, 공항, 항만, 호텔 등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열화상 카메라 운영현황을 점검했다.
점검 결과 대부분 시설에서는 열화상 카메라의 저장기능을 비활성화한 채로 발열 확인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있었으나, 일부 시설에서는 개인영상정보를 동의 없이 저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의 롯데호텔 서울은 방문객의 발열 여부 확인을 위해 호텔 1층 로비에 설치한 열화상 카메라 2대를 폐쇄회로(CC)TV처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측은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을 약 2주간 관제 프로그램으로 모니터링하고 내부망에 저장하고 있었다.
아세아제지는 세종의 공장에서 열화상 카메라를 운영하며, 직원 동의 없이 얼굴 사진과 이름을 열화상 카메라에 등록했다. 아세아제지는 발열 확인과 감염병 발생 때 해당 직원을 가려내기 위해 사진 등을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롯데호텔과 아세아제지에는 각각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개인정보위는 또 개인영상정보 열람 요구를 거절하며 정당한 거절 사유를 정보주체에게 알리지 않은 미래에이앰씨·대자인병원에 각각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박영수 개인정보위 조사1과장은 "열화상 카메라는 발열 확인 등 최소한의 목적으로만 이용해야 개인정보 침해 등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며 "국민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충분히 행사하기 위해서는 각 사업자가 정보주체의 개인정보 열람 요구에 대해 성실하게 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보호 법규를 위반한 6개 사업자에 총 4500만원의 과태료와 시정명령 처분을 내렸다. 사업자별 과태료 액수는 현대이지웰 300만원, 쏘스뮤직 300만원, 발카리 1100만원, 민병철교육그룹 600만원, 번개장터 1100만원, LG헬로비전(구 씨제이헬로) 1100만원 등이다.
쏘스뮤직은 소속 그룹 '여자친구' 해체와 관련, 팬클럽 멤버십 비용을 환불해주는 과정에서 구글 설문지 공개 설정을 잘못해 참여자 22명의 개인정보가 서로 간에 유출됐다. 개인정보위는 설문지 서비스 이용 중 담당자 실수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이 빈번한 점을 고려해 업체에 자율적 개선을 유도했고, 네이버와 구글은 자사 설문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지 이용 시 공개설정에 대한 경고 문구 등을 추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이지웰은 다른 서비스 간 로그인 정보를 연동하는 과정에서 개발 실수로 이용자가 다른 계정으로 로그인되도록 함으로써, 58명의 개인정보가 타인에게 공개됐다.
발카리는 안전한 인증수단 등의 보호조치를 하지 않아 본인만 볼 수 있는 게시판 글에 포함된 개인정보가 타인에게 유출됐다. 또 1년 이상 장기 미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파기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민병철교육그룹, 번개장터, LG헬로비전 등 3개 사업자는 전송구간 암호화 의무를 위반하거나 개인정보취급자의 접속기록을 남기지 않는 등 개인정보 보호조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들 3개 업체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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