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 의혹과 병역의혹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칫 국민의힘판 '조국 시즌2' 프레임에 갇혀 지방선거까지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의견들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 측도 조만간 정 후보자 측에 이런 분위기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1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실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국민정서법에 어긋난다면 걱정이 된다"며 "국민들의 우려를 정 후보자에게 전달하고 국민들을 납득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당내에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 후보자는 정리하고 가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다"며 "의원들도 의견을 모아서 인수위에 전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수위도 당장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압박하는 모양새는 아니지만, 악화하는 국민 여론을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야당 시절 내내 '내로남불'과 공정 이슈를 문제 삼으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해 온 국민의힘으로서는 정 후보자의 주요 논란이 자녀 입시와 병역 문제라는 점도 곤혹스러운 부분이다. 이미 민주당에선 '똑같은 잣대로 검찰 수사를 받으라'며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이미지를 업고 대권주자로 직행, 결국 대권을 거머쥔 윤 당선인으로서는 '40년 지기' 정 후보자 자녀의 의대 편입 특혜 의혹을 엄호했다가는 윤석열표 슬로건인 '공정과 상식'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게 딜레마인 셈이다.
게다가 정 후보자가 지명일(10일) 하루 전 인사검증 동의서를 제출했다고 알려져 공직자 윤리 의식이 높아진 상황에서 검증팀이 자녀 입학이라는 기초적인 검증조차 소홀히 했다는 부실 검증 비판에 놓이게 됐다.
한 중진 의원은 "인사 검증을 하루만 했다는 것은 사실상 검증하지 않았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라며 비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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