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 업종별 희비갈려
해외여행 수요 전년比 9배 증가
해외여행 수요 전년比 9배 증가
지난 2년여 넘게 시행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18일부터 전면 종료되면서, 산업계에도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당장, 강력한 거리두기와 방역조치로 직격탄을 맞았던 여행·항공 업계는 해외 여행 정상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코로나 시대, 장기간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큰 성장을 기록했던 포털, 게임 등 IT(정보기술) 업계는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면서 성장세가 둔화될 조짐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방역규제가 해소되고, 해외여행이 부분적으로 재개되면서 항공, 여행업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표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여행 서비스 기업인 트립닷컴 그룹이 최근 발표한 봄 여행 트렌드를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봄맞이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트립닷컴 그룹이 지난 2월1일부터 3월21일까지 약 2개월간의 데이터량을 분석한 결과 , 글로벌 여행 주문량은 전년 동기 대비 94%나 폭증했다. 또한 여행 상품·트립닷컴 전용 여행 SNS인 트립모먼트 콘텐츠를 검색하는 이용자 수도 같은 기간 30%나 늘었다. 3월1일부터 4월3일까지 국내 숙소 판매량도 전년 대비 28.31%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 2020년과 비교해서는 200% 이상 급증한 수치다.
실제 방역조치 해제조치와 맞물려 해외여행 수요는 폭발 직전이다. G마켓·옥션이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최근 한 달간 해외여행 상품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해외 항공권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9배 가량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해외 현지투어 상품 판매도 8배 이상 늘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인 방역지침 완화로 그동안 위축됐던 여행 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최정점을 찍은 이후 급격히 감소세로 전환함에 따라,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를 일부 면제키로 한데 이어 오는 6월부터는 입국 후 PCR(유전자증폭) 검사 횟수도 현행 3회에서 2회로 줄일 방침이다.
각종 방역조치 해제로 여행 심리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자, 여행·항공 업계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하나투어는 엔데믹 시대에 대비해 지난해 10월부터 전 직원 정상근무 체제를 시행하고 있다. 항공사들 역시 국제선 확대를 준비 중이다. 대한항공은 LA·파리·런던 등의 노선을, 아시아나항공은 LA·프랑크푸르트·런던 등의 노선을 각각 증편할 계획이다. 또한 제주항공은 내달부터 인천~세부, 인천~클락 등 국제선 14개 노선 174회를 운항하고, 에어서울은 5월과 6월 베트남 다낭과 나트랑 노선 운항을 각각 재개한다.
기대감에 들뜬 여행·항공 업계와 달리, 그동안 코로나 수혜주란 평가를 받아온 인터넷, 게임 업계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국내 대표 포털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혜로 광고, 쇼핑, 웬툰 등 각종 영역에서 눈부신 성장을 보여왔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 기업 역시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 깜짝 수혜를 입었다. 강력한 거리두기 조치로 사람들이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더 많은 이용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더 이상 코로나19 수혜를 누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게임업체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전환했다.
포털, 게임 기업은 각각 차별화된 콘텐츠, 신사업 진출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웹툰 등 콘텐츠 영역에서 슈퍼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게임 기업 역시 신작 출시는 물론 이른바 돈버는 게임인 P2E(Play to Earn), 메타버스 등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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