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환 대한노인회 본부장
![[기고] 디지털포용법 제정이 시급한 이유](http://contents.dt.co.kr/images/202204/2022041902102369650001[1].jpg "[기고] 디지털포용법 제정이 시급한 이유")
현재 추세대로라면 3년 뒤인 2025년에는 고령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령인구 비율이 20% 선을 뛰어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것이다. 더욱이 고령화는 더 급속히 진행돼 2040년에는 인구 세 명 중 한 명이 노인인 '초초고령사회'가 된다.
디지털 환경은 최첨단인데 고령층은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에 익숙하다. 급속도로 변화화는 초고속 디지털 환경에 비해 적응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의 불편은 커져만 가고 있다.
스마트폰을 열어 열차앱을 설치하는 방법과 이용하는 방식을 모르는 탓에 서서 여행하는 노인, 키오스크 때문에 햄버거 하나도 사먹지 못하는 노인의 사례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QR코드를 활용한 백신패스, 예방접종 인터넷 사전예약 등 코로나 대응과정에서 IT기술이 적극 활용되면서 노인들이 느끼는 불안과 사회적 소외감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자가격리 된 노인들의 상황은 심각하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먹거리 구매나 배달이 익숙하지 않기에 사회와의 격리로 인한 고립이나 불안감을 넘어 생존의 위협까지 느끼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1년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100점) 대비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69.1점으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조사되었다. 문제는 앞으로 무인·비대면 중심의 디지털대전환이 가속화될수록 이런 상황이 개선되는 것보다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고령층이 경험하는 정보격차와 정보소외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고령층, 장애인 등 정보소외계층이 키오스크, 모바일 서비스를 쉽게 배우고 체험해볼 수 있는 디지털 배움터를 전국 1000여곳에 운영해왔다. 2021년 1월에는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디지털 포용법이 국회를 통해 발의되어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발의된 디지털 포용법은 1년째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고, 그 사이 노인들이 느끼는 사회적 차별감과 소외감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디지털 포용법 공청회에서도 고령층 단체는 물론 산·학·연·관 등 참여한 모든 이들은 관련 법의 필요성과 제정을 요구하였다. 국민을 위해 집사처럼 세심하게 챙겨주는 정부의 청사진이 그려진 만큼, 노인에게도 그 혜택이 고루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포용 정책과 제도가 중요한 때이다.
인수위에서는 지난 정부에서 잘했던 일은 계승, 발전시키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겠다고 하였다. 이런 측면에서 디지털포용법은 새 정부에서 가장 시급하게 추진되어야 할 정책일 것이다.
디지털 포용법이 제정되면 개별 사업으로 추진되어온 디지털 교육이 법적 근거를 갖추게 된다. 또한 노인도 쉽게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보급되고 노인들의 가지고 있는 건강, 외로움 등 일상생활의 불편사항을 해결해주는 디지털 서비스들도 제공된다. 초고령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850만 노인 모두 사회적 차별과 소외됨 없이 체계적인 디지털 교육과 디지털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지능정보화시대로 나아가고 있는 지금, 정보소외계층에 대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국민 모두가 보편적인 디지털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때 새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사회통합도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노인이 배제되지 않는, 국민 모두가 행복한 국가를 위해 디지털 포용법 제정이 시급하다. 노인이 행복한 나라가 진정 행복한 나라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