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명예회장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위드 코로나, 순서가 바뀌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204/2022042002102269660001[1].jpg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위드 코로나, 순서가 바뀌었다")
그런데 정부 자료에 의하면 4월 12일부터 4월 18일까지 주간 일일 평균 사망자 수는 220 명이다. 물론 시차는 있지만 정부가 강조하는 사망률 0.1%를 적용하면 일일 평균 감염자 수는 최소한 20만 명 내외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특히 아워월드인데이터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전세계 200여개 국 중에서 7번째로 빠르게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그리고 환자들을 보면 단순히 독감 정도로 지나가는 환자도 있지만 극심한 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결코 적지 않다. 또 감염 후에도 12주 이상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를 롱 코비드(Long COVID)라고 하는데 증상은 기침, 가래, 피로감, 호흡곤란, 흉통, 기억력 감소 등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그 숫자도 보고에 따라 증상이 있는 환자들의 10%에서 30%에 달하고 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할 때 지금 상황은 결코 안심할 수만은 없다.
물론 격리만이 결코 능사는 아니다. 그러나 그 동안 필자가 수 차례에 걸쳐 밝혔듯이 위드 코로나를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가 전제돼야만 한다.
우선 정부는 병상과 진료인력 모두 충분하다고 하지만 먼저 현장을 다녀보기 바란다. 입원해야 될 환자들이 입원을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적절한 시기에 상급 병원으로 전원은 이뤄지고 있는지, 그리고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나 인공호흡기 그리고 심장의 역할을 대신하는 ECMO는 충분한지에 대해 얼마나 파악이 되었는지 의문이 든다.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위드 코로나, 순서가 바뀌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204/2022042002102269660001[2].jpg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위드 코로나, 순서가 바뀌었다")
두 번째로 이미 수 차례 강조했듯이 지금은 88%의 환자에서 효과가 있는 팍스로비드라는 강력한 치료제가 있다. 그러나 확보된 물량이 워낙 적으니 부득이하게 60세 이상의 고령자, 40대와 50대의 기저질환자 그리고 면역저하자들만을 대상으로 지정된 병원에서만 제한적으로 투여하고 있다. 그 결과 1월부터 3월까지 투여받은 환자가 고작 12만4000 명에 불과하다.
다만 이달 초에 질병관리청이 인수위에 100만 명분을 추가 도입하겠다고 한 것과 인수위 측에서도 17일 팍스로비드의 하반기 물량을 상반기에 앞당겨서 공급받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점은 비록 충분하지는 않아도 긍정적이다.
그 밖의 치료제로는 라게브리오가 있기는 하나 30% 환자에서만 효능이 있는 한계가 있다. 또 국내 회사와 일본 제약사가 공동으로 개발하여 임상 중인 경구용 치료제가 있지만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팍스로비드의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오미크론 맞춤형 백신이다. 이미 백신은 개발된 상태에서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오미크론은 물론 하위변위인 스텔스 오미크론 및 XL, XE등의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따라서 백신이 시판됐을 때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런데 지난 달 21일 국내회사가 임상 중인 기존 백신 1000만 명 분에 대한 구입 계약을 했다고 발표하더니 이달 9일에는 코백스를 통해 구입한 1748만 명분의 백신 구입을 취소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구입한 백신은 취소하면서 비슷한 효능의 다른 백신은 구매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를 위한 의료 시스템의 정비, 치료제와 오미크론 맞춤형 백신 확보는 그동안 충분한 시간이 있었던 만큼 이미 이뤄졌어야만 했다. 그리고 이런 준비를 마친 다음에 대대적인 규제완화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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