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고의성 낮아 제재 보류
피해 막기 위해 10월까지 유예기간
조각투자 플랫폼, 재정비 불가피
피해 막기 위해 10월까지 유예기간
조각투자 플랫폼, 재정비 불가피
금융당국이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 청구권 투자 플랫폼을 '증권'으로 규정하면서 뱅카우, 아트테크 등 조각투자 플랫폼이 증권규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신규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혼란이 예상된다.
20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투자계약증권으로 판단했다. '투자계약증권'이란 특정 투자자와 다른 투자자가 공동사업에 금전 등을 투자한 뒤 투자에 따른 손익을 귀속받는 계약 형태를 말한다.
뮤직카우의 저작권 청구권은 저작권을 매입한 뒤 저작권 사용료를 받을 수익권을 기초로 저작권료참여권을 발행하고, 경매 방식으로 청구권을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식이다. 청구권을 매입한 투자자는 뮤직카우에 저작권료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또 뮤직카우 플랫폼 내에서 청구권을 매매할 수도 있다.
뮤직카우의 저작권 청구권은 저작권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일반인도 소액으로 저작권료 수입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뮤직카우의 지난해 말 기준 회원만 91만명에 이른다. 실제 투자에 참여한 회원은 약 17만명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런데 저작권 청구권은 뮤직카우 도산시 투자금을 돌려받기 어렵고, 청구권 매매 과정에서의 불공정거래를 막을 수 없는 장치가 없어 투자자 보호 문제가 제기돼왔다.
금융당국은 다만 뮤직카우의 저작권 청구권이 자본시장법 상 투자계약증권을 적용한 첫번째 사례이고 고의성이 낮다는 점을 인정해 무인가 영업행위 등의 직접적인 규제를 보유했다. 대신 6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금융당국에서는 뮤직카우 외에 다른 플랫폼에 대한 제재 혹은 규제안을 밝히지 않았다. 자본시장법 적용 가능성을 안내하며 '조각투자 등 신종증권 사업 관련 가이드라인' 발표만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뮤직카우를 제외하고 규제 샌드박스에 포함되지 못한 업체들은 당분간 신규 영업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뮤직카우에 대한 유예안 근거로 '위법인식과 고의성이 낮음'을 들었는데, 뮤직카우의 결정이 내려진 만큼 유사한 방식의 사업은 동일한 근거로 유예를 받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조각투자'란 2인 이상의 투자자가 실물, 그 밖에 재산적 가치가 있는 권리를 분할한 청구권에 투자·거래하는 등의 신종 투자형태를 말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뮤직카우의 결정을 근거로 제도권화의 기틀을 닦을 수 있다는 반응도 제기했다. 한 조각투자 플랫폼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한 번에 위법성으로 결정 내면서 관련 산업의 전면 폐쇄를 결정할 수 있었음에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산업을 제도권화하려는 결정은 긍정적으로 비춰진다"며 "향후 업계 내에서도 옥석가리기가 이어져 시장의 안착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영석기자 ysl@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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