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규 한반도청년미래포럼 대표·안민정책포럼 청년회원
![[기고] 역사의 상처, 미송환 국군포로와 납북자](http://contents.dt.co.kr/images/202204/2022042502102269073001[1].jpg "[기고] 역사의 상처, 미송환 국군포로와 납북자")
하지만 한반도가 치유해야 하는 가장 큰 역사 속 상처 중 하나이자 해결해야 하는 가장 큰 과제 중 한 부분이기에 본 문제에 대해 논하고 더욱 공론화하는 노력을 해보고자 한다.
납북자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북한 지역에 억류 또는 거주하게 된 분들이다. 혹은 중국이나 일본 등지에서 북한에 의해 강제로 납치되어 간 사람들이다. 즉 쉽게 말해 북의 특정 의도에 의해 납치되어 북에 억류 또는 거주하시게 된 분들을 일컫는 말이다.
국내의 납북자 관련 사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전시 납북자는 한국전쟁 당시 북으로 납북된 분들이며, 전후 납북자는 전쟁 후에 북으로 납치된 분들이다. 납북자분들은 힘든 과정을 거쳐 돌아오신 분들도 계시지만 여전히 생사조차 모르는 분들 또한 계신다. 관련 사안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북측은 이들을 납북자가 아닌 귀순자라고 표현하는 등 납치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납북자 문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심각한 문제로,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
전쟁납북자 기념관은 전시 납북자들에 대한 기념관이었다. 전쟁이 시작되었고 마을 집들에 인민군이 들이닥쳤다. 그 광경을 보시고 집으로 뛰어와 아들을 방안 장롱 속에 숨기시고 숨소리도 내지 못하도록 하신 아버지. 집에 들이닥친 인민군은 남자들을 의용군이라는 명목하에 강제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아들은 장롱 뒤에 숨어 울지도 못하며 아버지께서 인민군에게 끌려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아야만 했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거나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약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족의 생사도 알지 못한 채 살아오신 분들이 계시며 평생 마음속에 뼈아픈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고 계신다.
전시 납북자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 규모는 조사의 시기와 조사기관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였지만 약 1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전쟁 당시 북의 수뇌부는 조직적으로 납북을 계획, 진행했다. 작전명 '모셔오기 작전'이었다. 자신들의 권력 기반을 구축하고 체제를 선전하기 위해 남한 측 고위급 인사, 정당인, 교수, 의사, 언론인, 공무원 등이 주요 납북 대상자가 되었다.
또한 군 병력을 보충하기 위해 민간인들을 조직적으로 인민군에 강제 편입시켜 버렸다. 인민군은 그들을 '의용군'이라고 불렀다. 납북된 분들은 전후 복구 작업에 동원되어 고된 강제 노역에 시달려야 했다고 한다.
또한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분들이 계신다. '미송환 국군포로'는 6.25 전쟁의 휴전 협상 과정에서 북측에서 송환되지 않은 국군 실종자분들이다. 미송환 국군포로분들 역시 납북자분들과 유사한 명분으로 돌아오실 수 없었다. 북한은 송환하지 않은 국군포로들을 자유전향자 등으로 주장하여 이들을 인민군에 편입시키거나 전후 복구사업 등 강제 노역에 동원했다. 국군포로분들께서는 나라를 지키다 포로가 되셨고, 전쟁에 의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시지 못한 채 고된 여생을 사셔야 했다.
전쟁과 역사는 미시적으로 보아야 한다. 사건과 특정 인물 위주의 역사만을 접해서는 그 내면, 즉 그 본질을 놓칠 우려가 있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고통과 애환을 면밀하게 보고 듣고 느껴야만 그 실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으며, 본질적인 교훈과 꼭 해결되어야 하는 미해결 과제들을 찾을 수 있다.
선대들이 어떠한 역사적 경험을 했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이성과 감성을 통해 습득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우리를 만들어 낸 그 사회를 물려받아 뒤를 이어 어떠한 삶을 살아갈지 고찰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후대에게 어떠한 사회를 물려줄지 구상하고 계획하여 실천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한반도 전체가 겪은 회복되어야 하는 역사 속 상처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선대들이 얼마 전 겪어야 했던 전쟁은 한반도 전체에 너무도 많은 유형의 잔인한 삶들을 만들어 냈다. 납북자 문제와 미송환 국군포로 송환문제는 현재까지도 미해결된 상태로 우리에게 남겨져 있다. 이처럼 역사 속 상처들의 많은 부분들이 여전히 치유되지 못한 채 남아있다. 여전히 생존해 계신 피해자분들과 안타깝게도 먼저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 세대의 미래와 후손들을 위해서 우리는 이 사안들을 해결해야만 한다.
역사의 상처는 겉으로는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공동체 대대로 전이되어 내려간다는 것을 많은 사회구성원들이 체감하고 있다. 선대와 현재의 우리, 우리의 자식 세대를 위해서 치유되지 못한 역사 속 상처들을 치유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과정이다. 그리고 다시는 그 상처가 반복되지 않도록 그 상처들이 왜, 어떻게 생겨났고 왜 치유가 힘들었는지를 세세히, 낱낱이 기록하여 후손들에게 전달해 주어야 한다.
이제 생존해 계신 납북자분들과 국군포로분들도 불과 몇 분밖에 안 남아 계신다. 위안부 할머님들도, 국군포로 할아버지들도, 납북자분들도 더 이상 시간이 흘러 영원히 미해결 과제로 남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한반도가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하여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 하에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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