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후보자는 자녀들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 '아빠찬스' 의혹과 아들 병역 특혜 의혹 등이 불거진 터라 청문회 고비를 무사히 넘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정 후보자가 요구자료의 상당수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면서 청문회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청안 및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등을 의결했다. 청문회는 다음달 3일, 증인으로는 김용림 경북대 병원장, 김종광·민우기·박종태·박지영·박태인·이동식·이재태·이종명 교수, 임상규 학생처장, 최연희 입학처장, 홍원화 총장(이상 경북대) 등 22명, 참고인으로는 3명에 대해 출석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날 보건복지위는 정 후보자의 자료제출 미흡을 문제삼는 민주당 의원들의 질책으로 가득찼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정 후보자 아들의 학사편입 당시 자료와 학생연구원 경력(자료)를 요구했는데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따졌고, 같은 당 김원이 의원도 "65건 정도 자료제출을 요구했는데 70%가 미제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영석 민주당 의원은 "정 후보자의 청문회에 임하는 자세가 좀 뻔뻔하다"며 "(각종 의혹에)법적으로 문제없고 도덕적으로 떳떳하다고 주장하면서 정작 필요로 하는 자료는 제출하지 않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허종식 의원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때와 비교하면 압수수색 대상"이라며 "검찰이 진실을 밝혀줄 것 같지는 않으니 청문회에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준비단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많은 의혹이 제기됐으나 과장되거나 허위적인 의혹이 다수"라며 자녀들에 대한 특혜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후보자 측은 "국민께서 의구심을 가진 바를 충분히 이해하고, 제 설명과 국민의 의문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인사청문회에서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자진사퇴 또는 지명철회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힌 것이다.
이 밖에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다음달 3일로 정했다. 이종호 후보자 역시 2017년 6월4~9일 일본출장에서 배우자·장남과 동반출국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고, 2012년 11~12월 아파트 구매지분 5억6000만원과 예금 6억원 등 11억4000만원을 부인에게 증여하고 신고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지난 14일 증여세를 납부해 문제가 됐다. 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다음달 4일,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다음달 6일로 결정했다. 문회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일정을 논의했으나 민주당이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 증인 채택을 두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정회하는 파행을 겪었다.
오는 28~29일 예정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도 민주당이 자료제출 미흡 등을 문제삼고 있어 원만한 진행이 가능할지 불투명하다. 이상민 후보자는 자녀 8학군 진학을 위한 위장전입과 아들 취업 '아빠찬스' 논란, 이종섭 후보자는 관사 거주시 다주택 보유 논란을 겪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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