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재계 톱5 순위 뒤바껴
SK 공격적 M&A 등 투자 결과
카카오ㆍ네이버도 3~5단계 상승
12년 만에 재계 톱5의 순서가 바뀌었다. SK그룹이 현대자동차그룹을 제치고 삼성에 이어 재계 2위 자리로 올라섰다.
SK와 현대차 간 순위가 뒤바뀐 것은 2004년 이후 18년 만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SK하이닉스 인수, SK온 분할 설립 등 공격적인 투자를 한 점이 이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
현대차그룹도 2020년 정의선 회장 체제가 공식 출범한 이후 친환경차와 모빌리티, 중고차 시장 진출 등 다양한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LG그룹 역시 구광모 회장 체제 4년째를 맞아 배터리와 자동차 전장, 바이오, 로봇,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신사업에 진출하고 있어, 4대 그룹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 질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공개한 '2022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자료에 따르면 SK의 자산총액은 291조9690억원으로 삼성(483조9190억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3위에는 자산총액 257조8450억원의 현대차가, 4위에는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167조5010억원)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5위는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121조5890억원)가 차지했다. 공정위는 반도체 매출 증가와 물적 분할, 석유사업의 매출 증가 등을 SK가 2위로 올라가게 된 배경으로 꼽았다.
IT(정보기술)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집단의 순위도 상승했다.
카카오는 자산총액이 지난해 19조9520억원에서 올해 32조2160억원으로 오르며 기업 순위가 18위에서 15위로 3단계 올랐다.
네이버는 자산총액이 1년 새 13조5840억원에서 19조2200억원으로 늘어나며 27위에서 22위로 5계단 상승했다. 이 밖에도 넷마블이 작년보다 기업 순위가 한 단계 높아진 35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 해운 수요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로 해운 주력집단들의 순위도 큰 폭으로 올랐다. HMM은 자산총액이 1년 새 8조7890억원에서 17조7670억원으로 2배 넘게 급증하면서 순위가 48위에서 25위로 수직 상승했다. SM(13조6630억원, 34위), 장금상선(9조3340억원, 50위) 등도 자산총액과 순위가 올랐다.
건설 주력집단의 경우 활발한 인수·합병(M&A)으로 자산총액을 늘렸다. 중흥건설은 자산총액이 9조2070억원에서 20조2920억원으로 2배 넘게 치솟으며 순위가 47위에서 20위로 20단계 이상 상승했다. 호반건설의 경우 자산총액이 10조6980억원에서 13조7840억원으로 30% 가량 늘었다.
대기업집단 전체 자산총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 등이 회복되면서 자산총액과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전체 대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전년보다 281조3000억원 늘어난 2617조7000억원을 기록했으며, 매출액은 1344조5000억원에서 1633조7000억원으로 289조2000억원 가량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82조3000억원 늘어난 12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개별 기업집단 별로 보면 매출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집단은 삼성(45조4000억원↑)이었고,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두산(4조8000억원↓)이었다. 부채비율은 대우조선해양(296.4%포인트), 중흥건설(51.1%포인트), 금호아시아나(46.0%포인트) 순으로 많이 증가했다.
공정위는 상위 5개(또는 10개) 집단이 전체 대기업집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매우 높지만, 그 외 집단과의 격차는 다소 완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체 자산총액에서 상위 5개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52.6%에서 2022년 50.5%로 줄었고,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68.5%에서 57.0%로 감소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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