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AR] 총알도 막을 것 같은 육중함… `마블영화` 찢고 나온 쉐보레

입력: 2022-04-29 00:10 이상현 기자

폰트

기자 구독

캡틴 아메리카 속 닉퓨리가 탔던 차 국내 출시
자율주행·방탄 기능은 없어도 카리스마 여전
큰 차체에 운전석 높이 1t트럭과 비슷한 수준
일반·스포츠·견인·오프로드 4가지 주행모드
카라반 장착해도 힘 부족하다는 느낌 안 들어

[THE CAR] 총알도 막을 것 같은 육중함… `마블영화` 찢고 나온 쉐보레

쉐보레 타호. <이상현 기자>

쉐보레 대형 SUV '타호'

2014년 개봉해 396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던 영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 쉴드 국장인 닉퓨리를 총알 세례로부터 지켜냈던 쉐보레 타호가 국내 정식 출시했다. 영화 속 자율주행·방탄 기능은 없었지만 웅장한 크기와 압도적인 존재감은 그대로였다.

지난달 서울 서초구에서 경기도 용인까지 왕복 약 88㎞ 구간을 쉐보레 타호와 함게 시승해봤다.

일반 도로로 진입하자마자 옆에 1톤 트럭과 함께 신호를 대기하게 됐는데, 운전석 높이가 1톤 트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차체가 워낙 크다보니 보조석 바깥쪽 비롯해 차량 곳곳에 운전자 사각지대가 많이 느껴졌다.

쉐보레 타호 운전석. <이상현 기자>

쉐보레 타호 1열. <이상현 기자>

휘발유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1000~2000 RPM 구간에서는 소음이 꽤 큰 편으로 생각됐다. 특히 차량 하부에서 들리는 소음이 낮은 RPM에서는 꽤 컸고 고속으로 진입하자 줄어들었다.

브레이크 페달의 민감도는 예상보다 둔감한 편이었다. 밟는 만큼 잘 안들어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변속기의 경우 운전석 옆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점도 특이한 부분이었다.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엔진 소음이 더 커진 느낌이었다. 다만 출력은 넉넉한 편이어서 충분한 가속과 감속이 가능했다.

차체가 크다보니 운전하기는 쉽지 않았다. 중앙 분리대가 있는 경우 무의식적으로 우측에 쏠려서 주행하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좌우에 대형 트럭이 지나갈 경우에도 이를 많이 의식하게 됐다. 차체 크기에 비하면 전방 유리 크기는 생각보다 작은 편이었다.

주행모드는 4가지가 지원됐다. 일반, 스포츠, 견인, 오프로드 등을 선택할 수 있으며 다른 차량의 경우 스포츠 모드로 변경 시 엔진음이 커지거나 하는 효과가 있지만 타호의 경우 일반 모드와 스포츠 모드가 크게 체감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어댑티브 크루즈 기능은 반응이 준수한 편이었다. 급가속이나 급정거 하는 상황은 잘 없었고 앞 차량과의 간격도 일정하게 잘 유지해줬다.

중간 기착지에 도착해 2열과 3열, 트렁크 공간을 살펴봤다. 차체가 워낙 크다보니 운전석을 비롯해 보조석이나 뒷좌석 모두 충분한 공간이 나왔다.

다만 3열의 경우 넉넉하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성인 남성이 탑승할 경우 무릎이 2열에 닿을 정도여서 불가피하게 이용할 경우가 아니면 3열에 탑승해 장거리 이동은 힘들 것으로 생각됐다.

수입 차량에는 보통 잘 탑재되지 않은 통풍시트 옵션의 경우 국내 소비자들이 반길만한 요소로 꼽힌다. 2열에 별도로 디스플레이가 마련돼 다양한 콘텐츠를 2열에서도 즐길 수 있게 만들어둔 점도 인상적이었다.

기착지에서는 타호 뒤에 카라반을 장착하고 견인모드로 주행해 보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카라반을 장착하더라도 차량의 힘이 부족하다거나 하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고 방지턱을 넘을 때도 카라반의 무게가 차체에 크게 전달되지는 않았다. 다만 차체가 원래 컸던 데다 회전반경마저 커지면서 운전에는 더 신경이 쓰였다.

카라반 견인과 함께 오프로드 주행도 직접 체험해 봤다. 기착지 리조트에 위치한 스키장 정상을 타호로 직접 올라가는 코스였는데 오프로드 모드를 비롯해 휠 디센트 컨트롤 기능 등 다양한 오프로드용 기능을 활용했다. 휠 디센트 컨트롤 기능은 경사에서 내려올 때 일정 속도를 유지해 주는 기능으로 바퀴가 미끌리는 것을 방지해줬다.

운전석에 마련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의 각도와 오프로드 모드 등도 표시해줬고 차량 바퀴가 헛돌 경우 '접지력 낮음'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이 밖에 차체 높이 조절도 가능해 험로 주행 역시 큰 무리가 없었다.

다만 여전히 반도체 출고 이슈로 마이너스 옵션 출고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시승 차량은 하이컨트리 트림으로, 가격은 9000만원대다.글·사진=이상현기자 ishs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