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 ~ 8000만원 출고가 예상
獨서 내달 출시 앞두고 사전예약
아이오닉5·EV6 이어 '삼각편대'
유럽에서 전기자동차 세몰이에 나서고 있는 현대차·기아가 이번엔 제네시스 브랜드로 '테슬라' 잡기에 속도를 낸다.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에 이어 제네시스까지 '삼각 편대'를 앞세워 전기차 보급률이 가장 높은 유럽에서 1위에 등극할 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 유럽 법인은 오는 6월 독일서 G80 전동화 모델과 전용 전기차 GV60의 출시를 앞두고 현재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앞서 유럽 법인은 작년 12월 카달로그를 통해 G80 전기차 알리기에 나섰다. 여기에 작년 GV60이 출시되면서 제네시스는 두 차종을 동시에 유럽에 선보이기로 했다. 제네시스는 조만간 GV70의 전동화 모델도 유럽에 선보일 계획이다.
GV70과 G80 유럽 출고 가격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국내 출고 가격(7000만~8000만원대)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 경우 1억원 안팎인 테슬라 모델 S 등보다 다소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서 판매되는 프리미엄 전기차로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볼보, 폴스타, 포르쉐 등 정도로 좁혀진다. 다만 G80 전기차의 경쟁 모델로는 올해 벤츠 EQE 정도이며, GV60은 마땅한 경쟁 모델이 없다. 차체로는 볼보 C40 리차지나 폴스타의 폴스타2 정도가 있지만 축거만 2900㎜인 GV60이 실내 공간을 압도한다. 테슬라의 경우 판매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대중적 모델인 모델3와 모델Y에 쏠려 있다.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라는 최상위 브랜드 모델을 더해 유럽에서 폭스바겐과 테슬라 등을 꺾겠다는 야심찬 포부다. 특히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모델은 차체 배터리 전력을 사용해 캠핑이나 업무 시 전기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탑재해 유럽 시장에서 크게 호평받고 있다.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으로, 세계 각국의 완성차 그룹들의 각축전이 가장 치열한 곳이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으로 EU(유럽연합)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10.5%(약 140만대)는 전기차로 세계 평균(4.6%)을 크게 상회했고, 같은 해 전체 등록대수에서도 중국(120만대), 미국(29만5000대) 등을 앞지르는 등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성장했다.
유럽 주요 14개국의 전기차 판매량을 집계하는 사이트인 'EU-EVs'에 따르면 올 1분기 테슬라의 점유율은 16.1%로 가장 높았다.
현대차(7.3%)와 기아(6.6%)는 폭스바겐(7.7%)에 이어 각각 3, 4위에 올랐지만 합산 점유율은 13.9%로 테슬라 다음이다.
특히 EV6의 경우 지난 2월 한국 브랜드로는 최초로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EV6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 리서치 기관인 자토(JATO) 조사 결과, 올 2월까지 총 1만4269대를 판매해 점유율 8.7%를 기록하며 테슬라(10.0%)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아이오닉 5와 EV6를 통해 입증된 상품성과, 유럽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제네시스가 경쟁차보다 더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2030년 기준 유럽 내 전기차 비중 목표를 미국(58%), 국내(36%)보다 높은 수준인 69%로 잡았다.
서강현 현대차 부사장은 지난달 25일 실적발표에서 "글로벌 전동화 시장은 유럽,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환경 규제 강화와 인프라 투자 증가에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유럽 업체들의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올해 성장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