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기획위 '인구와 미래전략TF', 윤석열 새정부에 인구정책 방향 제안
원희룡 "저출산·인구감소 완화만 아닌 미래 정책·사업" 범정부 전략수립 강조
조영태 "저출산 완화-인구수축 적응-삶의질 기획" 5대전략 제언…주무부처는 미정
원희룡 "저출산·인구감소 완화만 아닌 미래 정책·사업" 범정부 전략수립 강조
조영태 "저출산 완화-인구수축 적응-삶의질 기획" 5대전략 제언…주무부처는 미정
인수위 기획위 인구TF는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진행한 활동보고 겸 '윤석열 정부의 인구정책 방향 제안'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원희룡 기획위원장(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은 "윤석열 정부에선 단순히 저출산 하나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인구감소를 완화하는 문제를 포함해 더 큰 전체적인 분야를, 현재 당면한 과제와 가까운 미래와 먼 미래까지 내다보면서 치밀한 국가전략을 세우고 이것을 국가정책과 사업에 반영시킬 필요가 있다고 인식하게 됐다"며 "TF 연구 결과 등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고드렸고, 차기 정부에 저희의 여러가지 의견을 제안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브리핑을 맡은 조영태 인구TF 공동자문위원장(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은 1972년생 95만명→1982년생 85만명→1994년생 72만명→2005년생 44만명→2021년생 26만명까지 연 출생아 수 급감 추이를 들어 "줄어든 인구수에는 종합적인 미래가 담겨있다"며 "이제는 인구 성장기에 만들어진 각종 제도와 정책들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예컨대 "1990년생은 약 49%, 2021년생은 52.4%가 수도권에서 태어났다"며 비(非) 수도권 출생 인구가 불과 9만~11만명대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를 함께 전했다.
그러면서 조 자문위원장은 "앞으로 20년 뒤의 청년, 대입과 노동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들은 30년 뒤에 어디에서 살아갈까. 이들이 만들어 갈 가구수는 얼마나 되고, 앞으로 어떤 거주 형태와 공간을 원할까"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위기론'에 입각한 정책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의 사회 진출, 생활 공간에 관한 정책적 고려 역시 시급해졌다는 취지다.
TF 측은 "국민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최소화하고, 세대 간 갈등을 완화하며 지역 간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모두의 기회를 확대하고 넓히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기획해 나가야 한다"며 인구·미래전략의 5대 영역 키워드를 △격차 완화 및 해소 △공존 △지속되는 성장 △안전과 정주여건 △인구감소 충격 완화로 소개했다.
첫째는 인구변동으로 촉발된 격차 해소가 시급하다는 취지로, "인구와 자원의 수도권 집중, 유·초·중·고등교육 생태계, 보건의료 서비스, 복지와 돌봄 서비스 등 현재의 제도와 정책이 유지되면 격차가 커질 수 있는 대상을 발굴해 필요한 정책 및 제도 수정과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미래의 청년 관점에서 지역 간 격차 완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세대 간 공존이 가능한 노동시장 시스템' 확립을 위해 "인구구조가 역삼각형으로 바뀌어도 세대 간 일자리 및 자원분배가 세대를 거듭해 지속될 수 있도록 정책과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미래세대 공존을 고려한 정년연장, 근로의 유연성 확대, 가정·생활과 일의 조화로운 블렌딩(워라블), 연금제도 개혁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TF 측은 셋째로 "고령사회 부담을 넘어 성장으로 가야 한다"며 "역삼각형 인구 구조에서도 성장이 가능한 사회·제도·문화적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예컨대 앞으로 베이비붐 세대가 '규모의 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실버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해외우수인력 유치를 위한 장기프로젝트와 중장년층의 생산성 유지·향상을 위한 재교육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넷째로는 "성장사회에서 수축사회로 전환돼도 국가와 사회를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국방 및 경찰 인프라 구축과 수축사회에 맞는 새로운 생활 정주여건 조성 및 재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인구감소 충격 완화를 위해 "최근 가구변동에 적합한 가족 정책을 발굴·추진해야 한다"며 "외국인 관련 법령·정책 등에 대한 방향 설정, 난임 부부 지원의 혁신적 강화 및 지역 분만 환경 개선 등의 임신·출산 지원 시스템 혁신이 필요하다"고 TF 측은 제안했다.
이와 관련 "육아휴직 기간 확대, 배우자 출산휴가 확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개선 등으로 가정과 일의 조화로운 어울림이 가능하도록 지원해 즉, 저출산 관련 대책은 보다 체감도 높고, 효과적인 정책 중심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인구정책은 3초(超정부적, 超당적, 超부처적)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미래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인구전략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수립·실행해야 한다"며 "후속세대가 주역이 될 미래 대한민국은 오늘보다 더 밝고 희망찬 나라가 되도록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인구정책을 새 정부의 어느 부처에서 전담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선 확답이 나오지 않았다. 인구정책 발표가 여성가족부 폐지 대선공약과 상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조 위원장은 "TF에선 여가부 이야기와 별개로 논의가 됐다"며 "여가부와 이후 뭘 하겠다는 게 아니라, 아예 인구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기획위원 겸 TF 공동자문위원장인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인구는 여가부 역할과 분리해 바라봐달라"고 했다.
현장에선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소속 관계자가 '결국 거버넌스(담당 부처)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질문하기도 했다. 조 위원장은 "저희가 거버넌스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었지만 학자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학자 입장에서 저희가 논의한 건 있었다"며 "'3초', 초정부적·초당적·초부처적이어야 하므로 어떤 부처 하나로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저희 전문위원 대부분이 공유한 내용은 '민·관위원회'가 생기면 특정 사업을 하는 건 아니고, 큰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이야기했다"며 "그런 점은 원 위원장께도 말씀드렸고, 인수위에서도 정확하게 나눈 게 없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저희가 논의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 위원장은 "저희는 '릴레이'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까지 여러 방안의 장·단점과 해결해야 할 세부 문제점을 짚어 넘겨드린 것"이라며 "그 다음은 정부가 해야할 일"이라고 부연했다. TF 측이 '공급위주 국토개발계획 변경'을 정책 기획의 예시로 든 것에 대해선 "결국 부동산 정책이란 것도 인구수·가구수 따라 변화하는 것이라는, 원론적 측면에서 말씀드린 것"며 즉각적인 부동산 대책 수립과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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