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묵 ETRI 미디어연구본부장
![[기고] 디지털전환 입구는 서비스 혁신](http://contents.dt.co.kr/images/202205/2022050302102369073001[1].jpg "[기고] 디지털전환 입구는 서비스 혁신")
코로나19로 인한 2년이라는 시간은 기억의 변화뿐 아니라 현실의 변화도 가져왔다. 지난 1월 CES에서도 소개된 테슬라의 '베가스 루프(loop)'가 관람객의 이동을 돕고 있었다. 아직 팬데믹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한 것과 미국-중국 간 무역 갈등으로 인해 중국의 회사들과 참관객이 거의 없어 전시장 분위기에 다소 영향을 주었다.
필자가 근무하는 ETRI는 지난 20여 년 동안 거의 매년 연구 개발한 방송 기술 및 시제품을 NAB Show에 출품해 왔다. 올해는 다중안테나 이용 기술인 ATSC 3.0 MIMO 기반의 8K UHDTV 방송 기술, ATSC 3.0 방송과 OTT 결합형 8K UHDTV 방송 기술 및 5G-MBMS 기반 방송기술등을 출품해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NEXT GEN TV라 불리는 ATSC 3.0 표준 기반의 방송서비스를 적극 개발하고 있는 북미 방송사들은 연구진의 ATSC 3.0 표준 기술을 이용하는 8K UHDTV 방송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또한 자메이카,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들이 자국 방송표준과 관련해 질문이 많았다.
전통적으로 NAB Show는 방송사들이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방송하기 위한 장비들을 전시해 왔다. 방송용 카메라부터 조명·편집·송출 장비 등 방송국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장비 뿐 아니라 방송콘텐츠를 시청하는 TV도 주요 전시 품목이었다.
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치열하게 TV의 크기 경쟁과 화질 경쟁을 벌이던 삼성, LG, 소니 등 국내·외 가전사들이 더 이상 TV 전시를 하지 않고 있다. 전시회에 참가한 관람객 입장에서 올해는 어떤 신형 TV가 출시되고 어떤 차별화 포인트로 서로 경쟁할지 등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재미 요소가 하나 줄어든 것이 아쉽기도 했다.
방송장비는 유·무선 통신망의 전송 속도와 대역폭의 큰 증가와 클라우드의 발전으로 인해 물리적인 장비가 아니라 SW로 가상화되어 대체되고 있다. 향후 카메라와 송신기를 제외한 모든 방송국 장비를 클라우드로 옮기고 물리적인 장비는 보유하지 않는 형태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심지어 송신기에 포함되는 변조 기능까지도 클라우드에서 처리하고 송신기도 아날로그 처리를 포함하는 디지털-아날로그 컨버터와 전력증폭기만 남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방송사들은 그동안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에 효과적으로 유통하기 위한 고민도 있었다. 이젠 클라우드를 활용함으로써 방송망,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무료스트리밍서비스(FAST), 모바일 등과 같은 다양한 플랫폼에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전달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환경도 크게 변화하고 있었다. LED 월(Wall)을 이용한 버추얼 프로덕션을 현실화하는 전시품들이 다수 등장했다. 기존 영상제작에는 사전 촬영지 로케이션 및 촬영 세트장 구성 등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LED 월을 이용한 버추얼 프로덕션을 활용하는 것이 점차 쉬워지면서 많은 시간과 비용절감이 되고 있다. 향후 LED 월을 이용한 버추얼 프로덕션에 인공지능(AI) 기술까지 더해지면 콘텐츠 제작은 더욱 쉬워질 것이다.
방송장비들 간 네트워킹을 위한 기술로 아이피 워크플로우(IP workflow)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아직 보완할 점들이 있어 향후 다른 규격과의 경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방송 엔지니어들이 사용하기 편리하고 장시간 사용에도 안정성을 보장하는 규격이 나타날지 또는 다양한 규격의 장비가 상호보완적으로 사용될지 상황이 궁금하다.
방송장비는 전통적인 HW 중심에서 SW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네트워크와 인터넷의 발달을 바탕으로 방송장비산업은 더욱 지능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은 '디지털' 기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2000년대 초, 방송의 디지털화라는 경험을 한 바 있으나 그 당시 디지털화는 아날로그 방송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단순 변환한 것에 불과했다.
앞으로는 방송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로의 단순 변환(digitization)이 아닌 프로세스와 서비스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관점에서 모두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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