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전날 '김은혜 인지도' 평가에 "도지사 입·얼굴·이미지로 일하지 않아"
김은혜 "실력 경쟁하며 '여성' 강조한 적 없어…이재명 승계 외 무슨 노력?"
캠프선 "실패한 부총리의 여성비하" 반발…1기 신도시 등 공약 놓고도 진실공방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전 경제부총리)가 맞수인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전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의 인지도가 높다는 평가에 "경기도지사는 입으로 일하는 것도, 얼굴로 하는 것도, 이미지로 하는 것도 아니다"며 "실력과 진정성, 국정과 경제운영의 경험"을 피력했다. 이 중 '얼굴' 언급에 김은혜 후보는 자신의 '실력 경쟁' 이력을 내세우며 맞받았다. 캠프에선 "여성 비하 발언"이라며 즉각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은혜 후보는 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동연 후보께서 저에게 '경기도지사는 얼굴로 일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하셨다. 평생을 당당하게 경쟁하며 실력을 키워 온 저로서는 참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28년 전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기자가 지존파 연쇄살인 사건을 최초로 보도하고, 삼풍백화점 부실공사의 진실을 밝혀낸 것은 기자로서의 직업의식와 진정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에 입문한 이후에도, 말이 아닌 발로 뛰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여성 정치인이지만 '여성'임을 강조한 적도 없다"면서 "김동연 후보께서는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새 정부와 당선인을 줄곧 비판하며,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승계하겠다고 한 것 이외에 경기도를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지 의아해하시는 도민이 많다"며 "저 김은혜는 서울보다 나은 '경기특별도'를 만들기 위한 정책과 비전 경쟁에만 몰두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된 김동연(왼쪽) 전 문재인 정부 경제부총리와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된 김은혜(오른쪽) 전 성남분당갑 국회의원.<각 경기도지사 후보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캠프에선 한층 날선 반응이 나왔다. 박기녕 후보 대변인은 "'실패한 부총리 김동연' 후보가 '일꾼 김은혜' 후보에게 실력을 말하는 것조차 황당한데, 얼굴을 운운하며 여성 비하 발언을 하고 나섰다"며 "이것이 민주당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짤짤이' 해명으로 파장이 더욱 커진 최강욱 민주당 의원 언행 논란을 연결지어 "민주당 의원은 공개 성희롱을 하고,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공개 '얼평(얼굴 평가)'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기녕 대변인은 "김은혜 후보는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당시 여성이라고 가산점을 요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역 국회의원 5% 감산) 경선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실력으로 평가받겠다는 의지로 돌파했다"며, 김동연 후보의 '이미지' '얼굴' 발언에 거듭 "김은혜 후보를 상대 후보가 아닌 여성으로 인식하고 비하 발언을 하는 저열한 민낯을 드러낸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동연 후보의 변명은 듣고 싶지 않다"며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김은혜 후보뿐만 아니라 지금도 대한민국 하늘 아래에서 자기 능력과 실력으로 성 비하와 편견의 벽을 넘기 위해 넘기 위해 분투하는 모든 여성에게 사과하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김동연 후보는 전날(2일) YTN 오전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출연 인터뷰에서 경기도 선거 운동 관련 '김은혜 후보가 방송에도 나오고 대변인도 했는데 인지도 부분이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질문에 그는 "네. 아무래도 (김은혜 후보는) 대변인이라고 언론에 많이 알려진 분"이라면서도 "경기도지사는 입으로 일하는 것도 아니고 얼굴로 하는 것도 아니고 이미지로 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김은혜 후보가 방송기자·앵커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 국민의힘 대변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지낸 경력이 부각된 것을 꼬집은 셈이다. 그러면서 김동연 후보는 "실력과 진정성, 국정과 경제운영의 경험들이 포함돼 도민과 도를 위한 일꾼을 뽑는 자리란 측면에서 (유권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리라고 믿는다"고 했다.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
한편 양당 경기지사 후보는 이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국정과제 발표를 계기로 정책을 둘러싼 대립각도 세웠다. 김동연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을 앞두고 선심 쓰듯 내걸었던 50조 추경, 소상공인 손실보상 소급적용은 '소고기를 사먹는' 소상공인이 있다는 이유로 차등지급으로 바뀌었습니다. 전기요금 인상을 백지화하겠단 약속은 전력시장 민영화 추진으로 180도 뒤집혔다"고 공세를 폈다.
또 경기도 현안 관련 "1기 신도시 특별법을 중장기 추진한다고 발표함으로써 선거용 신도시 공약을 무산시켰다"고 주장했다. 인수위가 국정과제 확정안을 내며 부동산 정책 관련 '중장기' 과제로 적시한 것은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의 통합 부분이지만, 앞서의 1기 신도시 관련 인수위 내부 입장 혼선을 재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김동연 후보는 "윤 당선인의 '입'이었던 김은혜 후보 역시 다르지 않다. 수원과 화성 시민들의 오랜 숙원이던 군공항 이전 사업에 경선 당시에는 미온적이었다가 본선에서 불리하니 추진 입장으로 급선회했다"고 공격했다.
이에 김은혜 후보 측 황규환 대변인은 논평으로 "가짜뉴스"라며 "도대체 몇 번이나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의지를 천명해야 그만둘 텐가. 심지어 어제는 윤 당선인이 직접 주민들께 '약속을 반드시 지킨다'고 한 마당이다. 다른 현안에 대해서도, 171석 거대 민주당에게는 한 마디 말도 못하면서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윤석열 정부 탓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은혜 후보는 경선 때부터 수원 군공항으로 피해받은 주민들의 고통을 너무나 잘 이해하며, 주민들 입장에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다. 대체 무엇이 미온적이었고 무엇이 말 바꾸기인가"라며 "도민의 삶은 외면하고, 정책의 혼란을 부추기는 김동연 후보의 구태정치는 '제 얼굴에 침 뱉기'"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