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생활본부장
![[기고] 중대시민재해, KC인증으로 대비하자](http://contents.dt.co.kr/images/202205/2022050402102369614001[1].jpg "[기고] 중대시민재해, KC인증으로 대비하자")
붕소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생식과 발달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큰 사회문제가 되어 정부에서 시급하게 인증 기준을 마련해 KC인증을 받아야만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가 현 시점에서 발생한다면 중대재해처벌법에 의해 처벌받게 될 수도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라고 하면 흔히 산업현장 등에서 벌어지는 중대산업재해를 떠올리지만, 슬라임처럼 원료의 성분에 의해 수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은 경우는 '중대시민재해'로 분류한다.
중대시민재해란 원료·제조물, 공중이용시설·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의 결함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재해를 말한다. 원료와 제조물은 그 범위를 따로 정하지 않아 기본적으로 모든 원료와 제조물이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본래 해롭지 않은 특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결과적으로 위해가 발생할 수 있다면 이를 예방하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 생산·제조·판매·유통 과정을 거치는 모든 원료·제조물이 법 적용 대상이고, 책임의 주체도 산업안전보건법 보다 넓어 사업자의 모든 영업과정이 법 적용의 대상이 된다고 본다.
생활 제품은 그 원료와 제조물이 셀 수 없이 다양하고 사용자가 다수라는 특징이 있어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피해 규모가 굉장히 클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더욱 철저한 준비와 대응책을 갖춰야 하는 상황이다. 작은 기업일수록 대응하기가 더 어려울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가장 확실한 대비책은 바로 KC인증을 받는 것이다.
특히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제품은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에 정해진 안전기준에 따라 품질관리를 한다면 최소한의 방어책은 가지게 된다.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은 만 13세 이하의 어린이가 직접 사용하거나 그들을 위해 사용되는 물품, 부분품, 부속품에 대해 유해 화학물질과 물성에 대한 안전성 기준을 마련해 관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지킨다면 슬라임과 같은 사회문제가 야기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인증에 필요한 노력과 시간, 비용은 분명히 기업에게는 부담의 요소가 되지만, 긴 안목으로 판단한다면 오히려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 활동에 도움이 된다. 중대산업재해를 일으켜 기업 존폐의 기로에 서있는 경우를 보면 더욱 명확해지는 사실이다. 생활소비재 제품의 사용 빈도가 높은 어린이집, 유치원, 키즈카페, 교육 시설 등에서는 사업주가 제품을 구매할 때도 KC마크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표시사항 및 주의사항도 확인해야 한다.
어린이집, 키즈까페 등 특정한 공간에서 일반 시민이 1명 이상 사망하거나 두 달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할 경우, 동일한 원인으로 세 달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자가 10명 이상 발생한 경우는 사업주도 중대재해처벌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활소비재 제품을 제조 및 수입하는 사업장에서도 해당 제품의 안전기준을 준수한 제품만 시중에 유통해야 하고, KC인증 제품이라도 재료 및 원료가 변경될 경우에는 개별 안전기준에 만족하는지 다시 확인해야 한다.
안전기준이 마련된 후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 의뢰되고 있는 슬라임 제품은 KC인증기준을 만족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1971년부터 어린이 제품분야 안전성 검사를 수행해 온 KCL은 앞으로도 어린이들에게 더욱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힘을 더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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