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전투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복심'인 그를 낙마시키느냐 지키느냐에 따라 여야의 청문회 주도권 다툼이 판가름날 전망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원래 지난 4일 한 후보자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측이 증인 명단과 자료 제출 등을 문제 삼으며 새 정부 출범 전날인 9일로 미뤘다.
한 후보자 청문회의 핵심 쟁점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최근 입법을 밀어붙인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이다. 검사장 출신인 한 후보자는 앞서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주장한 민주당의 검찰수사권 폐지 입법을 '야반도주'라고 지칭하며, 위헌 소지가 있다고 작심 비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낸 서면질의 답변서에서도 그는 "검수완박은 부정부패 수사의 양과 질을 극도로 위축시킨다"며 "최근 진행되고 있는 검수완박을 위한 법률(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 문제가 국민이 큰 피해를 입는다는 점에서 제일 시급한 현안"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문재인 정부에서 기능이 대폭 축소된 대검찰청 수사정보담당관실 부활 의견을 제시하면서 민주당과 대척점에 설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의 측근 한 후보자가 국회 검증대에 오르는 만큼, 민주당은 후보자 신상과 관련한 도덕성 공세도 벼르고 있다. 한 후보자가 본인·배우자 명의의 서초동 삼풍아파트 전세금을 기존 임차인으로부터 43%(5억3000만원 상당) 인상해 받은 경위, 1998년 모친이 근저당권을 설정한 신반포 청구아파트를 매입한 뒤 편법 증여받았다는 의혹 등을 집중 지적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도 추궁 대상에 올랐다. 한 후보자는 서면 질의에서 '검찰 근무 중 김 여사에게 별도의 지시를 받은 적 있느냐'는 물음에 "지시를 받을 관계가 아니었고 지시를 받은 적도 전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김 여사가 유튜브채널 서울의소리 소속 기자와 통화 중 '내가 한동훈이한테 전달하라고 그럴게'라고 발언한 녹취록을 근거로 공세를 펼 계획이다.한기호기자 hkh89@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15일 오전 후보자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