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취임식 마친 뒤 용산 대통령실서 美-日-UAE-中 외교사절 등 접견
바이든·기시다 친서 받고 우호 다져…왕치산 전달한 訪中 초청엔 "시진핑 訪韓 고대"
尹 외빈만찬서 '韓 국제사회 역할·경제안보 선도' 피력…中측, 만찬 불참
바이든·기시다 친서 받고 우호 다져…왕치산 전달한 訪中 초청엔 "시진핑 訪韓 고대"
尹 외빈만찬서 '韓 국제사회 역할·경제안보 선도' 피력…中측, 만찬 불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친 뒤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해 접견실에서 세계 각국의 외교사절을 맞았다. 오후 1시30분 미국의 '세컨드 젠틀맨' 더글러스 엠호프(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단장 접견으로 시작해 일본의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 중국의 왕치산 국가 부주석 순으로 예방을 받았다.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과도 정상환담하며 숨가쁜 외교일정을 소화했다.
미 사절단의 엠호프 단장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친서를 윤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엠호프 단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제게 친서 전달을 부탁했다. 취임 축하 말씀뿐 아니라 앞으로 5년간 (윤)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싶다는 뜻을 담은 친서"라며 "바이든 행정부를 대신해 훨씬 더 밝은 미래를 위한 공동 비전을 형성하도록 함께 보조를 맞춰 협력하길 고대한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70년 역사의 한미동맹은 동북아 역내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이었다"며 "대한민국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했다. 미국의 여러 동맹 중에서도 한미 동맹은 가장 성공적인 모범 사례"라고 화답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를 받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엠호프 단장에게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11일 만인 21일 방한하는 바이든 대통령과 서울에서 첫 한미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기시다 총리는 또 "1965년 수교 이후 구축해온 우호 협력 관계를 토대로 양국 현안의 본질적인 해결에 신속히 나설 필요가 있다"며 "한일간 장애물을 제거하고 전체적인 한일관계 개선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사법적 문제로 비화한 일제시절 종군 위안부와 징용 동원 갈등 해결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조속한 시일 내에 기시다 총리를 직접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측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오른팔'이자 '특별대표' 자격으로 이례적으로 한국을 찾은 왕치산 국가부주석이 윤 대통령을 예방했다. 왕 부주석은 취임 축하 인사와 함께 "양측(한·중 양국)이 편리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해 달라"는 시 주석의 초청 인사를 전달했다.
윤 대통령이 '한미동맹 재건·발전'을 최우선 순위로 꼽고 있다는 점을 의식해 시 주석이 취임 축하와 동시에 방중 초청 의사를 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윤 대통령은 방중 초청에 사의를 표하면서도 '시 주석의 방한을 고대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시 주석은 2014년 7월 이후 한국을 찾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기 초 한차례 방중했지만 시 주석이 방한으로 화답하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또 칼둔 아부다비 행정청장 접견에서는 바라카 원전사업 협력이 국방·방산·수소·ICT·보건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길 희망한다고 밝혔고, 할리마 싱가포르 대통령과의 정상환담에서는 싱가포르의 주요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
주요국별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간 '포괄적 전략 동맹' 강화를 언급하면서 "첨단기술, 공급망, 보건 같은 글로벌 현안에서 더욱 실천적인 협력을 강구해 나갈 것이다. 이달 말로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은 새로운 글로벌 전략 공조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에 대해선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는 미래지향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한국의 가까운 이웃"이라고 언급하고 "올해 한중 수교 30년을 맞아 상호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협력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럽과의 관계에선 "가치와 규범에 바탕을 둔 국제질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했으며, 아세안 국가들과는 "상생 공영의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지역별로 특화된 맞춤형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경제와 안보가 하나된 경제안보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더욱 자유롭고 개방된 글로벌 경제안보 질서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 자유와 인권의 가치에 기반한 보편적 국제 규범을 적극 지지하고 수호하는 데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인류 번영에 기여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건배를 제의한다"며, 건배사로는 "우리 온 세계 인류의 자유와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라고 외쳤다. 참석자들은 "위하여"라고 웃음으로 화답했다.
외빈 만찬에는 우리 측에서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비롯해 김부겸 국무총리,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정진석·조태용·한기호·서일준·배현진·이철규·정희용·박성민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 김한길 전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전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위원장, 박주선 전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윤호중·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함께 자리했다. 재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외빈 초청 행사인 만큼 각국의 경축 사절단이 함께 했다. 할리마 싱가포르 대통령 부부, 포스탱 아르샹쥬 투아데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부부, 엠호프 미국 부통령 부군, 마티 월시 미국 노동부 장관, 칼둔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 등이다. 중국 측 왕 부주석은 만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