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형 ETRI 기술정책연구본부장
![[기고] 디지털 역기능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205/2022051202102269073001[1].jpg "[기고] 디지털 역기능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
이에 필자가 속한 ETRI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미래 디지털 역기능 이슈에 대한 공동 전문가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향후 10년간 디지털 역기능의 종류와 유형이 다양해지고 예측불허의 새로운 역기능 이슈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응답했다.
디지털 접근성과 활용성은 개선된 반면, 개인정보 유출, 디지털 격차 및 윤리 문제 등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지털 중독, 허위정보, 디지털 폭력, 금융범죄 악용, 정보 편향성 등 역기능들이 한층 심각해져 향후 해결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을 피력하였다.
흥미로운 조사 결과로, 미래 디지털 기술별로 역기능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인공지능 기술은 인간의 결정장애 초래, 디지털 치매 심화, 허위정보 생산, 불분명한 책임소재 유발, 알고리즘 편향, 사회 통제에의 악용이 우려되었다.
결국, 인공지능이 인간의 자율성과 사고작용, 잘못된 정보에 의한 판단오류 등을 통해 인간의 정체성과 판단 능력 저해를 전문가들은 큰 문제로 보았다.
메타버스 기술은 디지털 중독, 디지털 폭력, 디지털 성범죄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했다. 가상세계에서 관계적 활동을 하기 때문에 도박이나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고, 온라인에서 개인정보를 저장, 인증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및 도용 등 보안 문제가 발생할 부작용으로 보았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 범죄와 자산투기 등 금융과 관련하여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예측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안전한 기술로 인식되고 있지만, 코드 문제 혹은 소프트웨어상의 취약성 등이 악용되어 금융 범죄에 이용될 것에 대해 일부 우려를 표시했다.
아울러, 지능형 로봇 기술은 오작동 문제와 일자리 대체, 테러나 전쟁의 악용 등 사회적 파장력과 관련된 문제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았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점유하고, 이익을 독점하여 소득 양극화가 가속화될 수 있으며 오작동으로 오히려 인간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가 높았다.
전문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필자는 디지털 기술에 의한 역기능을 해소하거나 경감하기 위한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디지털 기술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다양한 부작용들을 선제적으로 고민하여 예방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디지털 기술의 장점만을 부각하고 이에 초점을 맞춰 기술개발을 해왔다면, 디지털 역기능의 다양한 유형과 사회적 심각성, 피해경감, 유형별 대처방법 등 디지털 역기능에 대한 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둘째, 초·중·고교에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역기능과 순기능에 대한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에 대한 기초 소양,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 등 디지털 전환에 대비한 교육을 수행하며 동시에 윤리적, 도덕적 판단이 가능한 교과과정 개설과 내실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셋째, 기술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단계에 윤리적 검토나 명확한 기술기준을 필수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특히, 인공지능의 편향성, 가짜뉴스 및 딥페이크 등 허위정보로 인한 온라인 환경 신뢰성 침해 등 디지털 역기능에 대한 부작용을 필수적으로 고려하여 설명 가능한 모델 개발, 알고리즘 개발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가 차원에서 개인정보보호책 마련과 침해대응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정보의 공유성, 연결성 강화로 인해 인간의 권리 및 사생활 침해, 데이터 보호 및 개인정보 보안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매뉴얼 정립과 피해 대처 방법 마련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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