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2일 2022년 2차 추경안의 규모로 46.9조원을 제시했다. 전날 당정이 재정 정상화를 강조하며 '33조원+α'를 제시한 것보다 14조원 가량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제원 마련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정부가 추가 세수 규모를 53조원 규모로 보고 있다"며 "국채 상환에 쓸 액수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면 별도의 추경 재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정책위-예결위 추경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2차 추경안에 대한 민주당안을 공개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출 구조조정의 세부 내역을 받아보지 못해 어느 부분에서 예산이 감액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추후 정부 추경안이 제출되면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하고, 이 자리에서는 민주당이 생각하는 추경 규모나 대상에 대해 말하겠다"며 △자영업·소상공인 지원 패키지 41.9조원 △취약계층 등 지원 사각지대 해소에 3.1조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사랑상품권 추가지원에 5000억원 △코로나 방역체계 유지를 위한 지원에 1.4조원 △산불 예방 및 대응 지원에 730억원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코로나19가 가을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거의 3년여에 걸친 터널의 끝이 보이고 일상 회복 단계가 만들어지는 시기의 추경인 만큼 이번 추경은 ·직간접 대상인 소상공인 중소기업인들에게 온전하고 두터운 보상이 돼야 한다"며 "특히 사실상 소상공인임에도 불구하고 연 매출이 10억이 넘는다는 이유로 손실 보상은 물론 심지어 대출까지 불이익을 받았던 중규모 음식점 등에 대한 보상도 반드시 포함될 필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외 자영업자를 비롯해 지난 번 추경 때는 버스 기사분들 포함됐지만 트럭 기사분들은 제외되기도 했는데, 이번만큼은 사각지대 없이 보상 되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며 "대체로 정부는 과거 방역 지원금을 손실보상금 명목으로 6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간접 피해를 보는 프리랜서·문화예술인들·노동자들도 최소한 비례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차 추경 때 자영업자 방역 지원금 규모가 300만원이었고 간접 피해를 봤던 프리랜서가 50~100만원을 받았다면 이번에는 300만원 정도를 지원하는게 좋겠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같은 자리에서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시절 기재부의 추가 세수 추계 오류를 비판하면서 국채 상환에 쓸 돈을 전용하면 된다고 했다. '재정정상화'를 위해 8조원 가량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윤석열 정부 안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안이다.
민주당은 "(여권에서는)소위 추가 세수 규모를 53조 규모로 보고 있고, 그중 대략 44조원 남짓을 추경 제원으로 활용하면서 일부는 국채 상환에 쓰겠다고 한다"며 "그러니까 국채 상환에 쓰려고 하는 돈의 여력이 있기 때문에 별도로 재원 추가로 마련하지 않더라도 국채 상환에 쓸 액수 탄력적으로 조정하면 별도의 추경 재원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재부의) 53조 이야기는 황당하다. 1차 추경 당시인 2월 20일 날 돈이 없어서 국채를 발행 할 수밖에 없고,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압박을 느껴서 지출규모 최소화한다고 했는데, 어디서 추가 세수가 나타났다"며 "53조 뚝딱 만드는 정부가 이정도는 마음먹으면 준비해서 방안을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예결위원회 간사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추경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